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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주택 구입 문턱 낮추고, 등록임대 부활시켜 거래 활성화 [2023 경제정책]

입력 : 2022-12-21 17:43:54 수정 : 2022-12-21 21: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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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연착륙 방안은

2023년 초 규제지역 추가 해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도 조정

금리 높아 단기적 효과 불가능
투기세력 급증 등 부작용 우려
국회 법 개정 논의 등도 숙제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쏟아냈다. 국민 자산은 물론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이 망가지면, 금융을 포함한 한국 경제시스템 전반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에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중과, 대출 제한 등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규제를 일제히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집값 인상기 때 생긴 겹규제를 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춰주면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전 정부의 규제 패러다임에서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정부가 21일 다주택자 취득·양도소득세 중과 완화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최상수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율을 낮추고, 양도세 중과 배제를 연장한 것은 신규 주택 구입의 문턱을 낮춰준 것이다. 여기에 거래절벽 해소 차원에서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도 일부(주택담보대출비율 30%) 허용해주기로 했다. 거래절벽 현상을 해소해 급락세를 탄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대책에는 문재인정부에서 사실상 단계적 폐기 조치에 들어갔던 민간등록임대제도를 부활시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미 전세시장이 충분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임대차 시장을 겨냥했다기보다는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면서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인접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해제도 조만간 실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연초에 규제지역 추가 해제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한 18개 구와 경기 과천·광명·하남시 등이 대상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도 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가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집값 하락세를 조금 늦추는 정도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대출이자 부담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한 만큼 실수요자 외에 신규 수요가 매매시장에 유입될 여지는 희박하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부동산 규제 완화 방향과 관련 시그널이 비교적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침체된 시장의 단기 방향 전환과 빠른 회복을 이끌어내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단기간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급선회하는 것을 두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세계적인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시장이 조정기를 거쳐 살아났을 때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투기 세력이 급속히 증가하며 집값이 들썩이고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책이 국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취득세 중과세율 조정 등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과 등록임대제 개편 등은 국회 입법 사안이다. 여야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황을 감안할 때 야당이 규제 완화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며 관련법 처리에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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