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선수 등 포함된 듯
이원석 총장 “합동수사팀 확대”
간질로 불리는 뇌전증 증상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면제받는 신종 병역비리가 활개를 치면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병역브로커와 병역면탈자 등 수사 선상에 오른 사람만 수십명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달 초 병무청과 함께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병역브로커와 병역면탈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지난 21일 병역브로커 구모씨를 구속기소하며 관련자를 처음으로 재판에 넘겼다. 직업군인 출신인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면제 방법을 알려주고 한 사람당 수천만원가량을 대가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신체검사, 재검사, 이의제기, 현역 복무 부적합심사, 복무 부적합, 연기 전문 상담’을 내걸고 활발히 활동했다.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선 본인을 ‘병역의 신’이라 칭하며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의뢰인의 신체검사 결과지를 인증하기도 했다.
검찰은 구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브로커 역할을 해온 김모씨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수사 중이다. 김씨는 네이버 엑스퍼트를 통해 본인을 ‘현역·4급·5급 병역판정, 귀가, 현부심(현역 복무 부적합심의), 생감면(생계유지 곤란 사유 병역감면)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날 오전까지 올라와 있던 소개글은 오후부터 내려간 상태다.
이들은 주로 뇌전증 등 판단이 어려운 질병을 병역비리에 이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뇌전증은 보통 뇌파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환자의 임상 증상이나 병력에 의존해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수사 대상엔 축구 선수 등 프로 스포츠 선수를 포함해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자제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병역비리를 수사 중인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공평하게 이행돼야 할 병역 의무를 면탈한 병역기피자와 ‘검은돈’으로 신성한 병역 의무를 오염시킨 브로커,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법을 집행하라”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