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첫 청문회가 열린 4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또다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전 서울청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고 주장했고, 김 청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저는 지금도 제가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했다는 내용에 대해서 변함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역시 그간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 전 서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나흘 전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으나 집회·시위가 많아 지원이 힘들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 전 서장의 진술 외에는 경비기동대 요청 지시를 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전 서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 전 서장은 기동대 요청과 관련된 증거들이 인멸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이 전 서장은 “간담회 결과보고서와 핼러윈 축제 사고 경과보고서 등 많은 흔적이 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요청한 적도 없다’, ‘지시받은 적도 없다’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저도 참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김 청장은 이 전 서장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김 청장은 “서울청에서는 교통기동대 1개 제대 요청 외에는 (핼러윈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충북 제천시를 방문해 등산한 뒤 술을 마셨다고 인정했다. 윤 청장이 명시적으로 음주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사 당일 음주를 했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문에 윤 청장은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하며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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