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에 20억 상당 비용 전가
공정위, 대형유통업법 위반 제재
GS홈쇼핑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사전약정 없이 납품업체에 판매촉진비용을 분담하게 해 15억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S리테일이 대규모유통업법을 어기고 판촉 비용을 전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행위 중지·금지 명령)과 과징금 15억82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GS홈쇼핑은 2021년 7월 GS리테일에 흡수 합병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7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홈쇼핑 방송을 통해 납품업자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방송 전후 30분 동안에도 방송 시간과 동일한 조건으로 ARS 할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할인 등을 진행했다. 방송 조건 합의서와 판촉 합의서에는 방송 시간만 기재했는데 판촉 행사를 임의로 연장한 것이다.
공정위는 “GS리테일은 방송 시간 전후에도 방송 조건으로 판매를 계속한다거나 판촉 행사를 연장해 진행한다는 사실을 납품업자에게 서면으로 알리거나 별도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며 “납품업자는 자신이 알지도 못한 채 진행된 판촉 행사에 따른 비용을 판촉 합의서상 분담 비율에 따라 부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TV홈쇼핑,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업자가 판촉 행사의 기간, 명칭, 품목, 소요 비용 등 약정 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사전에 납품업자에게 교부하지 않았다면 행사 비용 부담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GS리테일이 2017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혼합 수수료 방식으로 판매한 상품은 2만5281건이며, 판촉 행사를 방송 전후에도 임의로 진행하면서 납품업자에 비용을 전가한 건은 9313건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를 통해 납품업자에게 전가된 비용은 19억785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측은 방송 전후 판촉 행사에 대해 납품업자와 구두로 사전에 합의했고, 방송 이후 판촉비의 90%를 홈쇼핑이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말미에 주문 전화가 몰리다 보면 방송이 끝난 뒤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사은품 등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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