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강진이 강타한 지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가 두나라에서 2만2000명을 넘어섰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피해 지역인 동남부 아디야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만8991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의 사망자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쳐 3377명으로 늘어났다.
두 나라를 합친 사망자는 2만2368명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1만8500명)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21세기 들어 7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사람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24%로 추정했다.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기준 구조 인력 12만1128명과 굴착기, 불도저 등 차량 1만2244대, 항공기 150대, 선박 22척, 심리치료사 1606명이 지진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전 세계 95개국이 원조에 나섰고, 이미 60개국에서 온 약 7000명의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진 발생 후 구조 작업 지연 등 초동 대처 실패와 지진세의 불분명한 용처, 부실공사 책임론, 이재민 발생에 따른 후속 조치 미흡 등 정부의 총체적인 부실 대응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당국의 대응이 신속하지 않았다며 강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정부 잘못을 인정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어 구조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는 전날 6대에 이어 이날도 유엔의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 14대가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는 지진 발생 닷새째인 이날에서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을 방문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부인 아스마 알아사드 여사와 함께 이날 알레포 대학 병원에 있는 부상자들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서방국들이 자국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시리아 정부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시리아 민주화 운동을 강경 진압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지진 위기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은 대부분 구호단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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