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4일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시설 근로자들이 고용위기 해결을 요구하며 꾸린 도청 앞 천막 농성 현장을 찾아 고용위기 해결을 위해 노정 협의체 운영을 약속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03년 가동을 시작한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시설은 당초 2020년 2월 28일 민간위탁이 종료될 계획이었으나, 압축쓰레기와 폐목재 처리를 위해 제주시 봉개동 주민들과 협약을 통해 사용기간을 3년 연장함에 따라 2023년 2월 28일 운영이 만료될 예정이다. 민간위탁기관은 근로자 56명 전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민간위탁 종료를 앞두고 제주도에 고용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7일부터 도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오 지사는 천막 농성 100일째인 이날 현장을 찾아 그간 고충에 위로를 전하며 “올해 연말까지 협의체를 운영해 향후 직업훈련 제공, 실업급여 지급, 재취업 과정에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민간 위탁사업장의 경우 노동 관련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의 귀책사유는 위탁기관에 있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 발생에 대비해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도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동계의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기환 민주노총제주본부장은 “민간위탁 고용위기에 대해 제주도가 책임있게 나선 것에 대해 환영하고 노·정 협의체 운영은 고용위기 해결을 위한 시작점이라 생각한다”며 “노·정 모두 책임있는 자세로 협의체를 통해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무엇보다 향후 지역 내 집단 고용위기 발생 시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안용남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조위원장은 “지난 20년간 제주도 환경공익시설에서 청정제주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해고 통보를 받고 가족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앞선다”며 “노동자들의 고용과 가족들의 생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협의체 운영부터 도지사가 직접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는 이날 만남을 계기로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의 고용위기 문제해결을 위해 노동계와 함께 협력하는 한편, 집단 고용위기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고용위기 해결을 위한 지원방안과 대책 마련을 위해 도 유관 부서와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제주도 고용센터에서 노동자 요구에 기초해 기업·공공분야 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직업교육, 심리상담 등을 집중 지원한다.
또한 이번 고용위기 해결 경험을 통해 향후 10인 이상 집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고용위기 대응과 노동존중 정책실현을 위해 조직개편 시 노동 전담부서를 설치해 노동의 가치를 세울 수 있도록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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