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출식 예금·금전신탁 감소 탓
정기 예·적금 31조↑… 증가폭 둔화
지난해 12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및 금전신탁 감소 영향으로 시중 통화량이 9개월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정기 예·적금에 3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으나, 증가 폭 자체는 전월보다 줄어들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광의통화량(M2·계절조정계열 기준)은 3779조원으로, 전월 대비 0.2%(6조3000억원) 감소했다. M2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3월(-0.1%) 이후 처음이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는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및 금전신탁,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 상품을 포함한다.
금융 상품 중에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전월보다 17조3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1월(-19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감소 폭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있던 자금들이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2년 미만 금전신탁은 14조5000억원 줄어 역대 최대 감소액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전신탁이 기업 부문에서 많이 줄었는데, 기업들이 연말 자금 수요가 늘면서 (돈을) 금전신탁에 신규로 맡기지 않거나 재예치하지 않으면서 감소했다”며 “금전신탁 자체 수익률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전월 대비 31조6000억원 늘었다. 다만 직전 증가 폭(5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다. 한은은 전월에 비해선 증가 폭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작지 않은 편인 만큼, 위험자산인 주식 등에서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 금리 수준이 아직 높은 편이고,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은 부진한 편이라 안전자산 선호가 계속되면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쪽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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