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41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폭이 8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 생산 및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고, 20대 청년층과 40대의 경우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 온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좋았던 고용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둔화,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방요인이 많아 취업자 둔화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증가폭은 8개월째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5월 93만5000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1월 62만6000명, 12월 50만9000명을 나타내며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40만명 늘어 전체 증가폭의 97.3%에 달했다. 60세 이상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53만명 증가하면서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50대와 30대에서 각각 10만7000명, 1만7000명이 증가했다. 반면 40대와 20대에서는 취업자가 전년과 비교해 각각 6만3000명, 4만3000명 감소했다. 청년층의 경우 지난해 1월 취업자가 큰 폭(32만1000명)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와 인구감소(-18만9000명), 경기둔화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0대는 도소매업의 부진에 따라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생산·수출 감소가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되면서 제조업 취업자가 3만5000명 줄어들며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또 도소매업(-6만1000명)과 건설업(-3만9000명)의 부진이 계속됐고, 대면활동 정상화에 따라 배달라이더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업(-5만1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반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2만명), 숙박·음식점업(21만4000명), 정보통신업(7만2000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늘었으나 임시·일용직은 감소세를 보였다. 상용근로자는 57만5000명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5만2000명, 7만명 줄었다. 취업시간대별로는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2055만8000명으로 12만8000명(-0.6%) 감소했지만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16만8000명으로 47만명 증가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3시간으로 조사돼 전년과 비교해 0.8시간 감소했다.
향후 고용시장은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반기에 경기가 좋지 않다가 하반기에 풀리는 ‘상저하고’가 예고된 가운데 생산연령 인구의 감소와 작년 좋았던 고용호조에 따른 기저영향 등 하방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대면서비스업 증가세 지속, 상용직 중심 증가는 긍정적이나 수출부진 등에 따른 제조업 취업자 감소 전환 등은 한계”라면서 “2월부터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년도 기저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둔화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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