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한층 더 굳건해지는 계기 되길"
前 주한 美해군사령관도 '준장→소장' 진급
주한미군의 여성 장군이 흔히 ‘웨스트포인트’로 불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생도 약 4000명을 지휘하는 요직으로 영전했다. 한·미 육사 간 교류협력 확대, 더 나아가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온다. 전직 주한미군 해군사령관도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하는 등 한국 근무 경험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미 국방부는 17일 육군 장성 인사를 단행하며 한국에 주둔한 제2보병사단 부사단장 로리 로빈슨 준장을 육사 생도대장으로 전보한다고 밝혔다. 2사단은 미군과 한국군으로 구성된 ‘한미연합사단’으로 주한미군 여러 부대 중에서도 한국군과 접촉이 가장 잦다.
로빈슨 준장은 미국 뉴저지주(州) 출신으로 1994년 미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다. 이번에 거의 30년 만에 모교로 금의환향하는 셈이다.
육사에선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병과는 항공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오래 근무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남편도 포병 장교 출신의 예비역 대령인 육군 가족이다.
로빈슨 준장이 새로 맡게 된 생도대장은 육사에서 교장, 교수부장과 더불어 ‘빅3’로 꼽히는 요직이다. 미 육사는 우리 육사보다 규모가 훨씬 커 생도 수가 4000명이 넘고 매년 1000명가량의 신임 소위를 배출한다. 1∼4학년 모든 생도들의 내무생활을 지휘·감독하는 생도대장은 이들이 장차 초급장교로 성장하고 또 직업군인으로 경력을 쌓아가는 데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미연합사단 부사단장을 거친 로빈슨 준장이 미 육사 생도들을 이끌게 되면서 자연히 한국 육사와의 교류협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더 나아가 한·미동맹이 한층 더 굳건해지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함께 이뤄진 해군 장성 인사에선 주한미군 해군사령관을 지낸 마이클 도넬리 준장이 소장으로 진급했다. 그는 2019∼2021년 한국에서 근무하고 7함대 산하 제5항모전단장으로 영전했다.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을 주축으로 한 5항모전단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7함대의 핵심 전력에 해당한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해 9월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로널드 레이건을 이끌고 부산에 입항한 도넬리 소장은 “항모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어떤 도전 요소나 위협이 생기든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물샐틈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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