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거칠어지는 후보 간 공방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후보 간 공방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당대표 후보들은 21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의 울산 부동산 의혹, 총선 공천 방식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기현 ‘부동산 의혹’ 맹공... 金 “연대와 포용할 것”
이날 연설회에서도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중심으로 논박이 일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황교안 당대표 후보는 “김 후보 권력형 토건 비리 심각하다”며 “멀쩡한 도로를 김 후보 소유의 땅으로 바꿨다. 휘어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됐다”며 “이대로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은 필패”라고 했다.
황 후보는 울산 KTX역 연결도로 노선이 김 후보의 부동산 위를 지나가도록 변경됐고, 그 결과 김 후보가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이에 가세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의혹이 있는 (후보가) 당대표 되면 (민주당이) 선거 끝나는 날까지 끈질기게 의혹을 제기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 너무 힘들어진다”고 김 후보의 해명을 촉구했다.
천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는) ‘울산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고 명확하게 의혹 해소를 위한 매도호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검증해야 할 부분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에 “지금 다른 후보들이 내세우는 가짜뉴스,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 늘 써먹었던 걸 바로 재탕 삼탕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지들로부터 또다시 가짜뉴스 덮어씌우기로 민주당의 프레임으로 공격을 받으니까 참 어이가 없다”고 반격에 나섰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하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이번 전대가 끝나고 멀리 갈 수 있도록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는 연대와 포용과 탕평의 정신으로 화합의 정치, 상생의 정치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대통령과 싸울거면 야당하라” 안철수 “金, 낙하선 공천 뻔해”
이외에도 당대표 후보들은 당정관계, 공천 방식 등 각종 사안과 관련해 상대방을 저격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혼자 설 수 없어서 많이 기대온, 빚 많은 후보는 공정할 수 없다”며 “낙하산 공천, 공천 파동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저는 그런 공천 막겠다고 당대표 출마한 것”이라며 “제가 총선 압승으로 안정적 다수 의석을 만들면 그때는 관리형 당대표를 자임하시는 김 후보도 좋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 온 저 김기현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당대표”라며 “개혁한다고 하면서 대통령하고 싸우겠다, 견제하겠다고 그러면 야당 하지 왜 여당 하느냐.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뻐꾸기 후보”라며 “만드는 당마다 다 망가졌다”고 직격했다. 천 후보를 향해선 “박정희 대통령을 폄하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칭송했다. 민주당 2중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개혁 보수’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천 후보는 “민주노총이 정의롭지 않다고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마저 부당해지지 않는다”며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은 반대해야 하지만, 동시에 불법파업을 하지 않고도 노동자의 권익이 충분히 보호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더 힘써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천하람, 안철수에 “이태원 상권 회복 노력하자”
천 후보가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하면서 두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기도 했다. 천 후보는 이날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금주 내로 이태원을 찾아 (이태원 상권 회복) 상품권을 사용하고, 언론 간담회를 할 것”이라며 “안 후보에게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천 후보는 “이제는 혁신의 천하람, 구태의 김기현으로 완전히 판이 새로 짜였다”며 “안 후보는 우물쭈물 우왕좌왕하다가 본인이 설 자리를 잃은 것 아닌가”라고 자신이 안 후보를 제치고 결선투표에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천 후보와 한팀이 됐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계속 분열하지 말고 전체가 한팀이 돼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는 뜻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연대설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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