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의 우크라 지원 노력 대단해"
칼라스 총리, "우린 나토·EU와 원팀" 화답
“에스토니아는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or free)라는 점을 잘 아는 나라입니다.”
24일(현지시간) 북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의 말이다. ‘프리덤 이즈 낫 프리’는 6·25전쟁 기간 한·미 양국이 치른 희생과 그것에서 비롯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가리킬 때 주로 쓰는 표현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강대국들 틈바구니에 낀 지정학적 취약성 탓에 오랜 기간 고통을 겪어 온 에스토니아가 오늘날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주도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제105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특별한 손님을 맞이했다. 에스토니아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18년 2월24일 제정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려 매년 이날 성대한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는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더불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행사에 함께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해 안보에 불안을 느끼는 에스토니아를 위해 나토와 EU가 나란히 ‘늘 함께하겠다’는 연대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토니아는 16세기 중반부터 150년간 스웨덴, 다시 18세기 초부터 200년간 제정 러시아 지배를 차례로 받았다. 1차대전으로 제정 러시아가 무너진 것을 계기로 1918년 독립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소련(현 러시아)과 나치 독일의 각축장으로 전락했다가 결국 소련에 병합됐다.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를 계기로 1991년에야 광복을 맞이했다.
러시아에 대한 강한 불신은 에스토니아를 일찌감치 서방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덕분에 2004년 나토와 EU에 가입했다. 오늘날 에스토니아에는 영국군을 필두로 나토 동맹국들 군대가 주둔하며 이 나라 안보를 떠받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스토니아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크라이나 지원 금액 비율이 제일 높은 국가가 바로 에스토니아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겪는 시련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또 우크라이나가 이대로 쓰러지면 러시아의 다음 먹잇감은 에스토니아가 될 수 있어서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에스토니아는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잘 아는 나라”라고 찬사를 바쳤다. 이어 “EU와 나토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스토니아의 지원은 참으로 눈부셨다”며 “올해 독립 105주년을 맞은 에스토니아의 역사는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저항과 맥을 같이한다”고 평가했다.
칼라스 총리는 “에스토니아는 나토와 한 팀이고 또 EU와 한 팀”이라며 “우리가 함께할 때 유럽의 자유와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에스토니아는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을 것”이란 말로 나토 및 EU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란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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