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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이용후생의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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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3 00:04:53 수정 : 2023-03-13 0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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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고민거리가 생겼다. 세상을 흥분시키고 있는 핫이슈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때문이었다. 좁게는 ‘과제 리포트에 챗GPT 사용을 권장하거나 허용할 것인가’, 넓게는 ‘챗GPT의 이용이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 도움이 되는가’의 문제였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주목은 폭발적이다. 100만명 가입자에 도달하는 데 챗GPT는 5일이 걸렸다. 넷플릭스(3.5년), 에어비앤비(2.5년), 페이스북(10개월), 스포티파이(5개월), 인스타그램(2.5개월)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속도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와 같은 디지털 거대 기업은 예외 없이 기술 개발에 몰두 중이다. 네이버도 인공지능 서치GPT를 올해 상반기 안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어 학습 능력은 쳇GPT의 6500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챗GPT와 지난 1월 한 달간 나눈 대화를 모은 책을 출간하며 가진 간담회에서 “챗GPT는 인간의 모든 글을 사전 학습해서 확률적인 언어 지도를 만들어 내는 언어의 내비게이션”으로 “지식을 요약할 수 있고, 상상도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거짓말, 가짜뉴스를 아주 그럴싸한 표현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세계적 언어학자 놈 촘스키 MIT 교수는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공동기고를 통해 챗GPT에 대해 “현 인류의 인지·언어 기능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도덕성을 결여하고 있다”며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판했다. “인공지능의 최대 결함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분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을 결여한 것”이라면서 “가짜 과학이 대중적 인기를 끄는 현실이 기막히다”고 비판했다. 기존의 소셜 미디어의 기능을 둘러싼 치열한 시시비비처럼 챗GPT에 대해서도 낙관과 비관의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의 심정으로 ‘챗GPT’에게 사람과 미디어의 관계를 다루는 ‘이용과 충족이론’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첫 번째 답변은 내 성적 산정 기준으로 학부 수준에서는 ‘보통’, 대학원 수준에서는 ‘매우 미흡’이었다. 추가 질문을 했다. 개정판 답변은 더 나은 성적을 줄 수 있을 만큼 학습능력이 상당했다. 게다가 ‘미안하다’는 사과(apology)의 말을 포함하고 있어서 친한 친구와 대화하는 것 같은 기분을 자아냈다. 로고스(논리)뿐만이 아니라 파토스(감정)에 대한 터치였다.

인공지능 챗GPT의 세상은 철저하게 사람의 질문에 의해 창조되는 세계다. 외부의 언어 자극(질문)의 질에 따라 반응(결과)의 질이 결정된다. 인공지능시대에도 기술의 개발 못지않게 사람들의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이용후생의 통찰력을 지닌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한 까닭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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