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 695개로 구성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공동행동)은 23일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비례대표 의석의 획기적 확대 없이 선거개혁은 불가하다”며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을 2:1로 끌어올려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선거개혁에서 멀어지는 길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동행동은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 비례성 확대에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비례의석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득표율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비례성을 강화하여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회 구성에 있어 민의를 더욱 정확하게 반영해야 할 필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1988년 이후 지금까지 거대 양당은 자신들의 당리당략과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이기주의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비례대표를 축소해왔고, 현재 그 비율은 5.4:1인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하므로, 비례 비율이 확대될수록 사표가 줄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 간 비례성을 높일 수 있다”며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을 2:1로 끌어올려야만 한다”고 했다.
공동행동은 비례의석을 늘리는 방안으로 의원정수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정수를 유지한 채 비례의석을 증원하려면 지역구 의석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현역 의원들의 반발 탓에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행동은 “의원정수 확대라는 과제에 도전하지 않고 회피하기만 한다면 국회는 다시금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의원정수 확대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국민의 반대를 핑계 삼지만 정작 본심은 극심한 불비례성에서 나오는 양당 기득권과 희소성에서 나오는 특권을 유지하려는 대국민 기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공동행동은 “특히 국민의힘은 자당 의원들의 비례대표 흠집 내기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의원 감축 주장부터 단속해야 한다”며 “증원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적어질수록 소수에게 집중되는 권한과 불비례성에 기대고픈 나머지 스스로 국회 혐오를 부채질하는 것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지난 대선부터 정치개혁을 외쳐왔던 민주당은 적정 의원 정수에 대한 책임 있는 주장도 제시하지 못한 채, 국민의힘의 발목 잡기를 핑계로 전원위원회 시작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오는 30일부터 선거제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 “국회의원 전원이 국민과 함께 선거개혁의 원칙과 방향이 무엇인지 재확인하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단계를 거쳐야만 개혁을 위한 생산적 논의가 가능하다”며 “여야를 불문하고 모든 의원은 더이상 스스로 정치와 국회 혐오를 부추기는 자기 모순적 주장을 멈추고, 어떤 선거제 개편안이라도 논의할 수 있다는 전향적 자세로 전원위원회에 참여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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