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와 우울증 인정돼”… 교내 탈의실에 몰카 단 아주대 의대생 ‘집유’

다수의 학생 상의 갈아입는 모습 찍혀
재판부 “초범이고 촬영 내용 심각하지 않아”

교내 탈의실에 불법촬영을 위한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아주대 의대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는 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주대 의과대학 재학생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과 사회봉사 20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2일 경기 수원에 있는 아주대 의대 건물 내 탈의실 수납장에 카메라를 설치해 남녀 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장소가 된 탈의실은 임시로 마련된 공간으로, 남녀 구분 없이 재학생들이 한 명씩 들어가 사용해왔다. 다수의 학생이 상의를 갈아입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A씨 측은 “학업 스트레스와 절친한 친구의 사망 등으로 시작된 우울증으로 약을 오래 먹고 있던 와중에 잘못된 선택을 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 판사는 “학교라는 특수 공간에서 친구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고, 의대생에 대한 사회적 기대나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범죄가 발각된 다음에도 ‘휴학 허락을 받기 위해 사고 쳤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고, 일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다만 “촬영된 내용이 심각하지 않은 점, 초범인 점, 학업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이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