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 목사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에 두자리수의 공천 할당을 요구했으나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당에서 축출하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류 교회와 목회자는 전 목사와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상적으로 판단하는 상황에서 도와주면 좋지만, 지금의 이런 형태로는 도움이 안 된다"며 "정상적 애국활동을 할 때는 많은 도움이 됐으나, 그 길을 벗어난 뒤에는 도움이 아니라 큰 해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 목사와의 관계가 달라진 전환점으로 21대 총선을 들었다. 황 전 대표는 "2011~12년 처음 알고 소통하고 관계를 가졌는데, 점점 정치색이 짙어지면서 목사의 본분을 잃어갔고 2019년 공천 과정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과 요구를 해서 같이 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공천 요구를, 숫자부터 얘기했다"며 '내 사람 몇명 공천'식인지 질문에 "몇명이면 이해가 된다”며 “(수용되지 않으니까) 또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두자리수의 공천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의 실질적 영향력도 크지 않다고 보면서 당에 유입된 당원 중 전 목사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유통일당과의 이중 당적자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전 목사와는 공개적으로 선을 긋되 이들은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번 '총선 감시활동'을 위해서 도움을 청했는데, 사랑제일교회 찾아가서 수모를 참고 '5만명이 필요한데 내가 모은 건 2만명밖에 안 된다'고 3만명 도와달라고 했는데 실제로 온 건 21명이었다"며 "아무 도움이 안 됐고, 말뿐이라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전 목사를) 당에서 축출하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 목사와 연관된 당원들이)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은 많으나, 전 목사는 단호하게 단절해야 되지만 그분에게 속아서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포용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전 대표는 전 목사를 교인으로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본인 뜻대로 안 하면 욕을 해대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기독교인들의 생각이라고 하면 절대 착각"이라며 "우리는 다른 사람을 욕하지 말라고 배웠고 성경에도 그런 취지로 수도 없이 나오는데, 욕을 정치의 수단으로 쓴다는 건 정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