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전 속 총선 표심 우려
‘물갈이’ 주무대 영남 공천 이목
12일 시·도당 연석회의 ‘상견례’
청년대변인 인선도 조만간 발표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3선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여당은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라는 숙제를 짊어지게 됐다.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 출신에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강해 안정성이나 대통령실과의 소통 측면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 새 지도부지만 당내 통합과 총선 확장성 측면에서는 우려가 상당하다.
국민의힘은 9일 간호법과 의료법 개정안 대응 등을 논의하는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7일 윤 신임 원내대표 취임으로 완전한 새 지도부 체제가 완성된 후 이뤄진 첫 고위당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에 관해 11일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관련 단체 의견을 수렴해 중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물가 시대에 청년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을 희망하는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김기현 대표는 10일 장예찬·김병민 최고위원, 배현진 조직부총장과 비공개 청년 정책회의를 열고 청년 정책에 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청년대변인 인선도 조만간 발표한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민생·청년으로 지지율 반등과 1년 남은 총선에 대비한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 취임으로 ‘영남 지도부’가 완성되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수도권 총선에 대한 우려가 감지된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탄생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나온 후 만나는 분들마다 ‘수도권 어떡하냐’는 걱정을 한다”며 “수도권 민심은 예민하기 때문에 수도권 민심을 잘 알고 느낄 수 있는 분이 (원내대표를) 했을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잘 조화돼 훨씬 보기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중도 성향이 강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수도권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은 서울보다도 지지율이 낮게 나와 걱정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영남권에서 빈번히 이뤄져온 ‘물갈이 공천’이 다음 총선에선 어떻게 될지도 주된 관심사다. 당의 텃밭인 영남권은 인재 영입을 위해 현역 의원을 대거 갈아치우는 물갈이 공천의 주무대로 활용돼왔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나 당선 소감에서 “공천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 윤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는 영남권 공천에 어떤 변화를 줄지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 대비 차원에서 12일 시·도당 연석회의를 열고 지역별 현안도 청취할 계획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됐으니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시·도당별 상견례 겸 지역별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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