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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동백 찍은 곳”… 입소문 타고 ‘여행 성지’ 떠오른 포항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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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4-15 14:02:24 수정 : 2023-04-15 1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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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관광지로 각광 받는 ‘K드라마’ 국내 촬영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관광객 북적
포스터 촬영된 돌계단은 인생샷 명소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도 발길 이어져
화제작 ‘더 글로리’ 찍은 청주 핫플 등극
강진·대전·부산 등도 촬영장소로 인기
홍보효과에 지역경제 활성화 큰 도움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너무 감명 깊게 봐서 여친과 함께 촬영지인 오도리 해변을 찾게 됐습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모(35)씨는 최근 모 방송국에서 절찬리에 종영된 ‘꼭두의 계절’ 촬영 배경이 된 경북 포항시 오도리 해변과 사방기념공원 등을 찾아 인증샷을 찍은 뒤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배경 장소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모습.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던 까멜리아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처럼 공중파를 타고 인기몰이에 나선 드라마 촬영지가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관광객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어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해 K팝, 드라마, 영화 촬영지 등 주요 한류 테마 관광지를 코스 형태로 소개하는 한류 관광 대표코스 51선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국 주요 촬영지마다 관광객 북적

경북 포항시가 명실상부한 ‘K드라마’의 대표 촬영지이자 새로운 여행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K컬처’에 대한 글로벌 반응이 다시 뜨거워지면서 ‘K드라마’ 역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포항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촬영한 힐링 드라마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에 소개돼 사랑을 받고 있다.

포항시는 천혜의 해안선 등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예능·교양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지원하며 포항만의 매력과 다채로운 관광인프라를 알려왔다. 대표적으로 2019년과 2021년에 방영된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가 시청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잔잔한 힐링 로맨스 스토리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사로잡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들 드라마는 각각 청하공진시장과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주 무대로 촬영됐는데,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에 대한 관심은 드라마 방영 때부터 꾸준히 이어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던 까멜리아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포스터가 촬영된 돌계단은 SNS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사진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통합 콘텐츠 랭킹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화제몰이를 한 ‘더 글로리’,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숱한 반찬이들을 양산한 ‘일타스캔들’, 출연배우도 주제도 스토리도 다르지만 이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화제의 장면 속 촬영장소가 ‘청주’라는 점이다.

‘더 글로리’의 경우 두 남녀 주인공이 바둑을 두며 만남과 감정을 쌓아가던 장소는 청주 중앙공원의 수령 900년 된 은행나무 압각수(충북기념물 5호)이다. 여주인공이 졸업한 학교는 청주교육대학교가 배경이 됐다. 또 여주인공이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동창을 단죄하는 장소는 청주 용화사다.

전남에서는 K콘텐츠 촬영지로 급부상한 강진 백운동원림, 목포 시화골목, 보성 열화정, 순천 드라마촬영장이 봄나들이 추천 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각광받고 있다.

백운동원림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환혼’의 촬영지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드라마 홍보 포스터와 여러 장면의 배경이 된 왕대나무숲은 백운동원림의 인기 장소다. 그림 같은 풍광은 드라마 ‘환혼’의 판타지 로맨스를 신비롭게 연출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근·현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는 대전시도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베테랑2’, ‘대홍수’, ‘미끼’, ‘도적’ 등 5편의 영화·드라마 촬영 문의가 접수됐다.

대전에서 촬영된 영화·드라마는 2019년 42건, 2020년 63건, 2021년 32건, 지난해 68건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국민적 사랑을 받은 박은빈 주연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김태리 주연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 등등 유명 작품들이 대전에서 촬영됐다.

부산에서는 tvN 일타스캔들이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SBS 모범택시2가 센텀서로, KBS 커튼콜은 광안해변로, 그랜드조선호텔, 더베이101, 수영만요트경기장, 시그니엘부산호텔에서 각각 촬영되면서 전국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흥행, 지역경제 유발 효과 ‘대박’

다양한 작품이 청주를 촬영장소로 택하면서 청주의 로케이션 지원 건수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청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유치해 로케이션 지원한 작품이 51편에 달한다. 2017년 청주영상위가 발족한 이후 현재까지 6년 동안의 수치를 따지면 총 230여편에 달한다.

이는 TV와 스크린을 통해 청주를 알리는 홍보효과도 있지만, 경제 유발효과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평균 100여명의 제작진이 움직이는 촬영팀의 특성상 한해 50편이 넘는 작품이 청주에 머물며 숙박과 식사, 지역 내 업체 이용 등으로 소비하는 예산은 상상 이상이다.

청주영상위가 지난해 진행한 인센티브 지원 사업의 사례로 이 같은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최대 7000만원 범위 내에서 제작진이 청주에서 사용한 금액의 50%를 지원하는 제작지원사업이다. 지난해는 8편의 작품에 2억5000여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이들이 최소 5억원 이상의 금액을 청주에서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밖에 청주영상위는 ‘시네마틱#청주’를 통해 청주 출신 혹은 청주에서 활동하는 지역 영화인들에게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의 제작지원을 진행 중이다. 지역 창작자들의 작품인 ‘봉명주공’이 제18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심사단상 2관왕을 차지했다. 또 2021년 제작지원작인 ‘생츄어리’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와이드앵글’에 진출했다. 같은 해 지원작인 ‘38년생 김한옥’ 역시 인도 뭄바이 국제영화제와 워싱턴 국제 영화 페스티벌, 캐나다 영화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역시 장편 1편과 단편 7편, 총 8편의 제작지원을 결정지었다.

청주영상위 관계자는 “올해도 다양한 작품 지원에 최선을 다해 더 많은 스크린과 TV에서 청주를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부산·청주·대구·강진·대전=이영균·오성택·윤교근·김덕용·김선덕·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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