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전디자인진흥원장에 임명된 권득용(65) 원장이 음주운전 등 5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코드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이장우 시장은 권 신임 원장을 임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권 원장은 2014년 지방선거 때 대전시의원 후보로 등록하면서 5건의 범죄경력 증명서를 제출했다. 음주운전과 공직선거법 위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수질환경보전법(현 물환경보전법) 위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이다. 이 중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았다. 나머지 4건은 벌금형이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임원 결격사유 대상은 아니다.
권 원장의 전과는 모두 2014년 전에 이뤄진 일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은 출자·출연기관 임원에 임용할 수 없다는 결격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진흥원 업무와 동떨어진 이력에 전과가 5건이나 있는 인물을 출자·출연기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 원장은 공학을 전공한 뒤 환경업체를 운영했다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06년 지방선거에선 대전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으며, 2014년엔 동구에서 대전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전문인협회장, 대전문화재단 이사 등 문화계에서도 다양한 자리를 지냈으나 도시디자인 및 브랜드 등 업무와 관련된 이력은 딱히 없다.
이와 관련 이장우 시장은 이날 기자실을 찾아 “세상에 흠결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경영마인드와 미래가 중요한만큼 경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엄중하게 권 원장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취임 후 계속 도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는데, 틀에 박힌 기존 구조로는 디자인을 완전히 혁신할 수 없다”며 “권 원장은 기업을 경영하고 정치도 해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고, 시인이기도 해 감성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옹호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누구를 기용하느냐는 시장의 인사철학을 보여준다”며 “전과가 5건이나 있는데도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시민 눈높이에 맞는 지 의문이고,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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