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두 개의 한국이 우주 경쟁을 하고 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4일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새로운 위성발사장이 완공을 앞둔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북한이 공언해온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이를 두고 “‘두 개의 한국’이 우주 경쟁을 하고 있다”며 “남북한의 발사 계획으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조립을 완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통신은 북한이 그동안 장거리 미사일 개발로 이룬 진전을 고려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성공적인 발사는 핵 프로그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전했다. 코넬대 교육·학습 책임자 군사 역사학자 데이비드 실비는 통신에 “위성이 사용되는 분야 중 하나는 핵무기의 목표 설정”이라며 “북한이 이런 종류의 고급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에 대해 정말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6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에 나서며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은)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 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으로, 딸 김주애는 지난달 우주개발국에 이어 이번 방문에도 김정은과 동행했다.
이에 맞춰 북한의 위성발사장 공사도 급진전을 보이며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민간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의 위성발사장의 공사가 빨라지는 가운데 파란색 지붕 건물이 하루 만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붕 건물은 위성발사장의 이동식 레일 위의 로켓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며, RFA는 발사 준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과거와 달리 액체 연료 주입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어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아마 (고체연료 발사)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고체연료 부스터 시험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위성발사를 통해 실시해 (고체연료 시험을) 정당화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한 바 있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데이브 쉬멀러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북한이 성공적으로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궤도에 올릴 수 있다면 목표 리스트를 개선하기 위해 (위성이 보내온) 이미지를 사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하나의 위성만으로는 북한의 모든 관심 지역을 커버할 수 없지만, 후속 발사를 통해 북한은 한반도에서의 작전능력을 향상하고 인접 지역으로 확장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잠재적 위협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지만 (정찰위성을 통해) 더 나은 최신 이미지를 사용하면 위협은 더 정교해지고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쯤 실제 위성을 태우고 3차 발사에 나선다. 앞서 모형 위성을 실었던 1·2차 발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실용위성 8기가 탑재됐으며 누리호의 이번 임무는 고도 550㎞에서 실용위성 8기를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