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난 24일 유튜브 방송서 “‘수박, 수박’ 하지 말자”
더불어민주당의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25일 “요즘 어디 식당가면 수박이 후식으로 나온다”며 “잡으려다가 움찔한다”는 말로 비명계를 겨냥한 강성 지지층의 맹비난에 시달리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동족상잔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기서 ‘수박’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그 측근 등 ‘비명계’를 통틀어 비난할 때 사용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동족상잔’이라는 조 의원의 표현도 자신이 수박으로 불리는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 의원의 발언은 비명계 의원들에게 악의적 표현이 담긴 욕설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강성 당원이 최근 제명당한 일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당원 A씨의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 징계를 내렸다. 문자폭탄 등을 이유로 내려진 당원의 제명 처분은 처음이다.
다만, 조 의원은 당원 제명이라는 조치가 다른 당원들에게 그다지 강력하게 다가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제명되면 나중에 복당하면 되는 것이고, 이 같은 처분이 당원 A씨의 일상에도 그다지 지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조 의원은 “오히려 형사고발 같은 걸 하는 게 더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의원은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에서 청년농업인들을 만난 이 대표가 수박 먹은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이 ‘시그널을 보냈다’고 반응한 일도 끌어왔다. 귀농 청년과의 만남 현장을 담은 사진 속 수박 먹는 이 대표를 보고서 ‘비명계를 겨냥한 경고’라는 누리꾼들의 해석이 나왔었다.
특히 이 대표를 겨냥한 ‘이장직을 그만 두시라’는 비명계 의원들의 촉구에 이 대표가 반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두시라”던 이원욱 의원의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중도층 이탈을 막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발언을 도리어 이 대표가 ‘이장 체험’으로 받아쳤다는 주장이다.
당원들의 내부 공격 금지를 거듭 당부해왔던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진행된 유튜브 생방송에서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고 지지층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면서 비명계 의원을 지칭하는 ‘수박’이라는 단어를 놓고 “‘수박, 수박’ 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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