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구 씀씀이가 커지면서 1분기 가구의 실질 흑자액이 20만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율은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실질 흑자액은 105만9000원으로 전년(126만2000원) 대비 20만3000원(-16.1%) 감소했다.
이는 1인 가구를 포함한 가계 동향 조사가 이뤄지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최대폭 감소다.
실질 흑자액은 작년 3분기 -11.7%, 4분기 -7.1%, 올해 1분기 -16.1%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2016년 3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감소한 이래 최장 기간이다.
흑자액은 저축이나 자산 구입, 부채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차감한 금액이다.
조세, 연금기여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가구간이전 등 실질 비소비지출이 5.2% 늘어난 가운데 소비지출까지 증가하면서 흑자액은 12.1% 쪼그라들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021년 1분기 1.4%에서 지속 상승해 작년 3분기 5.9% 정점을 찍었다. 이후 4분기 5.3%, 올해 1분기 4.7%로 소폭 완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흑자액에 물가를 반영하자 더욱 감소폭을 키웠다.
1분기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으나 실질 소득은 보합을 보였다.
고용시장 호조에 근로소득이 332만6000원으로 8.6%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실질 근로소득 증가율은 3.7%에 그쳤다.
인건비·원료비 등이 상증하면서 사업소득은 101만8000원으로 역대 최대 감소폭(-6.8%)을 기록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사업소득은 -11.0%로 감소폭을 더욱 키웠다.
반면 고물가에 코로나19 일상회복 영향에 가구 씀씀이는 커졌다.
코로나19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오락·문화(18만3000원·29.7%)와 음식·숙박(35만원·12.7%) 실질 증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생활에 필수적인 교통(30만3000원·22.5%), 보건(24만3000원·6.1%), 통신(12만9000원·5.9%)의 증가율도 큰 폭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6.4%)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해 실질 소득증가율(0.0%)을 3분기 연속으로 상회했다.
실질 흑자율도 작년 3분기 -2.8%포인트(p), 4분기 -1.7%p에 이어 지난 1분기 -5.1%p를 기록했다.
뉴시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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