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비슷한 방향으로 차를 나눠 타는 것)비로 매달 기름값 15만원씩 받아간 상사가 간식을 안 챙긴다며 뒤에서 욕해 억울하다는 부하직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자 A씨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카풀하는데 회사에서 싸가지 없다고 뒷담화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던 A씨는 상사의 권유로 차를 얻어타게 됐다. 상사는 카풀 비용으로 기름값 절반을 달라고 했다.
A씨는 “저를 위해 카풀하자고 한 게 아니라 본인 기름값 아끼자고 카풀 제안했다”며 “시간은 오래 걸려도 대중교통으로 혼자 출퇴근하는 게 편해서 거절하려고 했으나, 상사가 먼저 제안했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과 후배가 힘들게 출퇴근할까 봐 먼저 챙겨주는 상사가 어디 있느냐는 분위기에 카풀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상사의 차는 모닝이며, A씨가 매일 아침 상사 집 앞 대로변까지 7~9분 걸어가 차를 얻어탄다고. A씨는 “상사 집 앞에서부터 회사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며 “기름값은 얼마 드는지 모르겠는데 매달 15만원씩 드리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하면 8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상사 차에 타면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상사 질문에 대답하거나 조용히 앉아서 간다고 한다. 자거나 화장하거나 휴대전화 보는 일이 전혀 없으며, 차에서 내릴 때나 기름값을 입금하면서 감사 인사도 한다고.
그런데 이것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상사는 A씨 자리와 가까운 탕비실에서 “편하게 차로 출퇴근시켜주는 데도 A씨가 딱히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선배인데 선배가 카풀해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느낌이라 기분 상한다” 등 A씨 흉을 봤다.
A씨는 “간식은 빵이나 과일 같은 거 제가 먹고 싶을 때만 상사 몫까지 챙겨서 타긴 하는데, 원래 아침을 잘 안 먹어서 그런 일이 몇 번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상사는 “보통 카풀하면 얻어타는 사람이 기름값 절반 부담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 외에 아침 대용으로 먹을 샌드위치나 과일 같은 거 준비해서 타는 게 맞다”면서 “퇴근길에는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저녁 식사 대접한다고 빈말이라도 얘기해야 정상인데, A씨는 그런 게 아예 없어서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이 “아직 어려서 뭘 모르니까 그렇겠지. 이제 입사한 애가 무슨 돈이 있어서 밥을 사겠어”라고 하자, 상사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꼭 내가 밥을 얻어먹으려고 그러는 거겠어? 감사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문제 삼는 거다. 이건 싸가지가 없는 거지”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A씨는 “직접적으로 제게 얘기하신 게 아니라 못 들은 척했지만, 속이 많이 쓰리다”며 “그럼 제가 ‘감히 미천한 저를 태워주셔서 감사하고 황송하다. 선배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정말 멋지세요.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오바해가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어야 하냐”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모닝 타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 정도 거리면 한 달 왕복 기름값 20만원이면 충분하다는데, 15만원 달라고 하셔서 꼬박꼬박 드리고 있다. 제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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