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자리 영화제 등 볼거리 풍성
이달부터 국가보훈부가 운영하게 된 국립서울현충원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보훈부는 현충원을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처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즐겨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한 신호탄으로 서울현충원에서 2주간 ‘국민과 함께하는 어메이징 세메터리(Amazing Cemetery)’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시민 누구나 현충원을 찾아 여름밤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회, 토크 콘서트 같은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행사는 현충원 관할이 70년 만에 국방부에서 보훈부로 이전되고 진행된 첫 행사이다.
첫 순서로 KBS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정전 70주년 기념 음악회가 15일에 열린다. 이번 음악회는 정전 70주년 및 국가보훈부 승격을 계기로 국가유공자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기 위해 국방부, KBS교향악단과 공동 주최하는 문화행사로 기획됐다. 1부에서는 국방부 군악대와 첼리스트 김정아, 국악인 박애리, 소프라노 임선혜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2부에서는 팬텀싱어 출연자 김민석, 박기훈, 정필립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 특히 2부에서는 그룹 워너원 출신의 가수 겸 배우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 중인 옹성우 이병도 출연한다.
오는 17일에는 어린이 뮤지컬 ‘로보카 폴리’를 공연하며, 1000명 선착순으로 솜사탕을 제공한다. 24일에는 영화 ‘탑건 매버릭’을 돗자리에 앉아 감상하는 ‘돗자리 영화제’가 준비됐다.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도 준비돼 있다. 30일에는 김혜순 한복 명인의 한복 패션쇼가 이어진다.
서울현충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상징적인 공간이지만 국가기념일 등에만 엄숙한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참배객들을 제외하곤 일반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은 아니었다. 이에 지난 5일 열린 제7회 국가보훈위원회에서는 ‘서울현충원 이관 및 재창조 프로젝트’ 등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운영권한만 보훈부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와 같이 추모 공간이자 시민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보훈부가 사례로 언급한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묘지가 있으며 미국 남북전쟁,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걸프전 등에서 전사한 미국 참전 용사들이 잠들어 있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예우하는 국가 성지라는 점은 현충원과 같으나 문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해 워킹 투어 등 민간 여행 상품이 활성화되어 있어 미국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30분 또는 1시간마다 열리는 위병 교대식 인상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보훈부는 이 같은 문화행사뿐 아니라 조만간 건축, 조경, 역사, 행정 전문가들로 이뤄진 위원회 등을 구성해 미래 서울현충원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현충원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방문하기엔 다소 무겁고 엄숙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충원을 보다 친숙한 공간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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