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우크라 위해 가입 문턱 낮출 순 없어"
스웨덴 가입에는 '청신호'… 32번째 회원국 유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7월 열리는 정상회의 의제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가입은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토 가입 조건을 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점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했다.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다가오는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공식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7월 11,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왔다. 하지만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회원 가입을 공식 초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더 가까워지게 만드는 방법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나토의 노력은 계속되겠지만 그것이 곧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조기 가입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토 가입 장벽을 완화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다른 회원국들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나는 그 기준을 더 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시스템이 안전한지, 부패하지는 않았는지, 나토 다른 회원국들과 같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지 등의 쟁점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의 침략에 시달리는 딱한 사정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곧 우크라이나가 자동으로 나토에 가입해야 할 근거가 될 순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스웨덴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32번째 회원국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랫동안 군사적 중립 노선을 걸어온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중립을 포기하고 이웃나라 핀란드와 더불어 나토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 바 있다. 핀란드의 경우 기존 나토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 올해 4월 나토에 정식으로 가입했으나, 스웨덴은 일부 회원국 반대에 부딪혀 가입이 보류된 상태다. 현재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지 않는 회원국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둘뿐인데, 최근 외신들은 양국이 곧 입장을 바꿀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침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을 방문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수낵 총리는 회담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영국과 스웨덴은 곧 나토를 통해 동맹국의 관계가 될 것”이라며 “스웨덴을 32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 나토는 더욱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