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중국에서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더재팬타임스(The Japan Times)는 중국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어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SNS플랫폼 웨이보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해시태그가 3억뷰를 기록 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오염수 방류로 인한 화장품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여파로 일본 화장품 기업들은 주가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SHISEIDO)는 지난주 주가가 6.8% 하락해 약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폴라오르비스홀딩스(Pola Orbis Holdings), 코세(KOSE) 등 다른 화장품 제조업체의 주가는 지난주부터 떨어져 3% 이상 하락했다.
이에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SK-II를 보유한 시세이도와 프록터앤갬블(P&G)은 성명을 통해 “제조 현장에서 방사능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온라인상의 우려는 잘못된 정보”라고 밝혔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사토 와카코 애널리스트는 “일본 브랜드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근본적 원인은 국내 소비의 악화”라면서도 “이번 불매운동은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불매운동의 여파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미야사코 미츠코 애널리스트는 ”정부 차원의 조치가 아닌 개개인의 움직임은 일본 화장품 기업에 미미한 영향밖에 주지 못할 것”이라며 “불매운동은 확산하지도, 화장품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니 첸 모닝스타리서치 수석 주식애널리스트는 “일본을 적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에 동참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소비자들이 무조건적인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현명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오는 28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설비에 대해 최종 검사를 실시한다.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에 문제가 없으면 올 여름 오염수 방류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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