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행선지는 분담금 2위 국가 英
회원국 GDP 2% 납부 강조할 듯
마지막 행선지는 2023년 가입 핀란드
‘스웨덴 가입 허용’ 메시지 줄 듯
정상회의 땐 韓 등 AP4도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1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례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유럽을 순방한다. 대반격 와중에 러시아 측 용병기업 와그너그룹 반란 등으로 복잡해진 우크라이나 전황을 고려할 때 그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 중 핀란드 방문이 러시아와 지척인 동유럽 국가인 스웨덴의 나토 가입 성사에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9~13일 영국, 리투아니아, 핀란드를 순방한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영국을 찾아 국왕 찰스 3세와 리시 수낵 총리 등과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찰스 3세는 윈저궁에서 10일 만날 예정이라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시작한 상황에서 와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까지 발생해 우크라이나 전쟁 및 러시아 내부 상황이 복잡해진 가운데 열려 주목받는다. AP통신은 이날 “이번 나토 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니아 대반격 지원을 위해 2014년 회의에서 합의한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의 2% 분담금 납부 확약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먼저 영국을 찾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가 이를 강조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나토 회원국 중 분담금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고 그 뒤가 영국이다.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는 나토가 올해 방위비로 1조3000억달러(약 1697조8000억원)를 책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 560억달러, 중국 2240억달러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백악관을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미국과 각 회원국이 GDP의 2%를 나토 분담금으로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의의 다른 핵심 포인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나토에 3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핀란드 방문으로 이번 순방을 마무리한다. 핀란드 순방은 스웨덴 가입 촉구를 위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스웨덴은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했으나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각각 테러 단체와 안보 위협에 대해 너무 느슨하다는 이유와 러시아에 집중 의존 중인 에너지원에 대한 불안 등을 이유로 반대 중이다. 최근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인 하지 때 스웨덴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소각하는 ‘이슬람 혐오(Islamophobic) 행위’가 발생해 무슬림 국가인 튀르키예 등이 더욱 반발하고 있다.
두 나라의 가입은 나토 입장에서 냉전 이후 공고했던 장벽을 허무는 효과가 기대된다. 나토가 러시아와 맞대지 않았지만 접근할 수 없었던 발트해 북부를 갖게 된 것이다. 비동맹 국가였던 스웨덴의 가입도 러시아의 유럽 확장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나토의 승전보나 다름없다.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석 달 뒤인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한편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담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 파트너국(AP4) 정상도 참석한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AP4가 리투아니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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