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공감대 형성시 이민 고려해야”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 한계로 꼽아
“강남은 방파제… 집값 상승 억제할 것”
하반기 지하철 요금 인상에는 “유동적”
“도시인프라 부문엔 끝없는 투자 필요”
전임 시장 겨냥 “‘암흑의 10년’ 가져와”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목표로 정진”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서울시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저출산 대책을 꼽으며 “(저출산 관련 여러) 정책 투자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차선책으로 이민도 고려해야 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공부하는 분(외국인 유학생)들의 정착부터 시작해 양질의 인력을 흡수하는 이민정책을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 집값과 관련해선 “제 입장은 ‘집값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든 서울, 특히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건 시의 정책으로 최대한 억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민선 8기 취임 1주년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저출산 문제 관련 질문에 “최우선 (정책) 순위는 한 명이라도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도록 돌봄 부문에 대한 투자 등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합계)출산율이 유의미하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민정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자신이 직접 제안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에 대해 오 시장은 “궤도에 들어서긴 했으나 현행법상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그걸 뛰어넘는 변화가 없으면 실질적으로 저출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물음엔 집값이 낮을수록 좋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집값이 높아질수록 자산 격차가 커진다. 주거 양극화는 우리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전국 집값을 관리하는 정부와 서울 집값을 관리하는 서울시장의 해법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며 “저는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서울 집값을 잡는 첩경이자 전국 집값이 불필요하게 오르는 것을 막는 방파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건설 원가와 인건비가 올라 일정 부분 집값이 오르는 압력은 어쩔 수 없지만, 누구에게도 도움 안 되는 강남 집값 상승을 계속 억제하겠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힘 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한강변 높이제한 완화 등 규제 개혁에 대해서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조금 더 높이 올리고 용적률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공공기여를 받아내 시민 전체에 어떤 형태로든 이익이 되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발표한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과 관련해선 “(성수동) 트리마제와 성수대교 사이 960m 구간에 (도로 상부를 덮는) ‘자연형 녹지 덮개공원’이 만들어지고, 해당 구간 강변북로는 지하화된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강변과 시내 개발을 추진해 ‘정원도시서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도시의 인프라 부문에는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정체는 퇴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임 시장을 겨냥해 “토목은 도시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인데 ‘토목은 죄악’이라는 패러다임에 젖어 암흑의 10년을 가져왔다”며 “코로나19가 끝나고 올해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진작에 꾸준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준비해오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고 질타했다. 다만 오 시장은 “‘서울링’, 제2세종문화회관 등 제 임기를 벗어나는 일들이 태반이지만 그르치지 않도록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하반기로 예고된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버스는 300원 올리기로 확정했으나, 지하철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인상 시기를 특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는 수해 대책에 대해선 “(지난해 집중호우 이후 )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한 건 거동이 불편하거나 단시간에 탈출이 어려운 구성원이 있는 반지하 가구의 최우선 순위 지상 이주”라며 “중증장애인과 아동·어르신이 거주하는 반지하 5가구 중 1가구는 침수방지시설 설치에이어 주거이전까지 완성됐다”고 했다. 근본 대책으로 내놓은 대심도 빗물터널이 2027년에나 완성될 예정이라 그 전까진 “빗물 배수펌프, 저류시설 등 기존 사업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오 시장은 설명했다.
오 시장은 TBS에는 추가적인 자구 노력을 주문했다. 그는 “서울시의회에서 지원폐지조례를 만들고 계속해서 보다 완벽한 혁신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제는 TBS가 공정한 공영방송의 길로 들어서라는 메시지”라고 역설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 등을 두고는 “약자임을 내세워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는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내년 4월 총선 관련 질문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 구체적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당(국민의힘)이 조금 더 포용성장 쪽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것이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저의 주문”이라고 조언했다.
오 시장은 취임 1주년의 소회에 대해선 “제가 10년만에 돌아온 후 보낸 첫 1년은 ‘서울시 바로세우기’에 중점을 뒀다면, 지난 1년은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의 양대 축인 동행과 매력의 기틀을 다지는 한 해였다”며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께 약속드렸던 공약 사업을 완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양극화 해소를 추진하는 동행 분야에선 ‘한국형 소득보장 모델’인 안심소득 시범사업, ‘서울런’, 주거 안전망 고품질 임대아파트, 엄마아빠행복프로젝트, 청년행복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도시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한 매력 분야에선 도시개발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 디자인 공모 등을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목표는 분명하다”며 “약자와 동행하고 서울의 매력을 높여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더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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