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보다 귀한 이 씨앗"… 신품종 개발 미래 '쑥쑥' [밀착취재]

'종자 독립' 이끄는 농협 자회사 농우바이오

“노란색 토마토 육종 작업을 하는데 노란색 꽃가루가 아닌 빨간색 꽃가루를 수분시켜 빨간색이 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인도에서 육종한 토마토를 농가에서 실험 재배를 하던 중 한 연구원이 토마토를 따서 하늘로 던지는 놀이를 하다 재배 농민한테 가격이 떨어진다고 혼나기도 했습니다.”

경기 여주시 농우바이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육종을 한 채소류의 발아 상태를 점검하며 상태가 불량한 종자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통 발아한 종자의 10% 정도가 도태된다.

“상추 종류만 해도 300개가 넘는데 상추가 아닌 엉뚱한 작물이 나와 당황할 때도 잦았고요.”

농우바이오의 임병환 토마토 수석연구원 등 종자 연구원들이 한마디씩 하며 웃음을 건넨다.

무균실에서 연구원이 종자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무균실에서 연구원이 종자의 생육상태를 살펴 보고 있다.

여러 가지 조건에서 발아시킨 종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원이 육종한 종자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무균실에서 육종을 한 종자를 발아시키기 전 최종적으로 불량 종자를 가려내고 있다.

수박을 재배하기 위해서 박과 작물의 발아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원이 현미경을 통해 직접 종자에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박의 당도 결정에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반도체 없는 제조업을 상상할 수 없듯 종자 없는 농업을 상상할 순 없다. 경기 여주시에 자리 잡은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농우바이오는 대한민국 대표 종자 기업으로 농업의 근간이 되는 종자를 육종하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신품종을 개발, 보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구원이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구소 앞 하우스 포장에서 육종에 성공한 토마토의 모양과 크기 등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원이 방울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점검 하고 있다.

종자 산업은 국가의 농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국민의 먹거리와 연관된 중요한 산업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에서 식량 작물 종자를 직접 개량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으나 과채류와 엽채류는 민간업체에서 개량해 종자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 많은 민간 종자 기업들이 다국적 외국기업에 합병돼 위기를 겪었지만 농우바이오는 종자 주권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종자 회사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사업 확장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2025년에는 세계 10대 종자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자 개량한 여러 가지 상추의 생육상태를 비닐하우스에서 살펴보고 있다.

종자 개량한 여러 가지 상추의 생육상태를 비닐하우스에서 살펴보고 있다.

종자 개량을 한 양배추 결구상태를 살피고 있다.

종자 개량을 한 양배추 결구상태를 살피고 있다.

양배추 분야에서만 13년간 매진한 이혁근 연구원은 우리나라 양배추 육종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박과 작물 발아 테스트와 배양을 맡은 박미숙 연구원과 정혜순 연구원도 명성이 높다.

연구원이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점검 하고 있다.

방울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구원이 방울토마토의 생육상태를 점검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추, 토마토 등의 작물 계통을 만들어 내는 데 보통 6~7년의 기간이 걸린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우리나라 종자시장의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비싼 가격의 수입산 종자를 대체할 품종을 육성하고 국산화해 우리나라 농민들에게 보급하는 게 이곳 연구원들의 사명이다. 현재 파프리카 씨앗의 가격이 금값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것만 봐도 종자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국내 종자 산업의 약진을 바란다.

여주=글·사진 서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