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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치 파업’ 규정에 보건의료노조 “동의 못 해… 노동자 근로조건과 직결”

입력 : 2023-07-13 09:43:42 수정 : 2023-07-13 12: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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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 MBC 라디오서 “중요한 인력문제 등 해결되지 않고 있어”
13~14일 약 4만5000명 파업 참여 예상…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촉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 생명·건강에 막대한 위해 끼칠 경우 단호히 대응”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한 환자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산별 총파업 투쟁 전야제’ 시작을 알리는 선전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공공의료와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13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정치 파업’으로 규정한 정부 시각에 보건의료노조 측이 13일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노조의 핵심 요구는 병원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모두 직결되어 있는 내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약 4만5000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에도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가 당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파업 개시 5시간을 앞두고 철회한 바 있다.

 

이른바 당시 ‘9·2 노정합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던 의료인 처우 개선 등 이행이 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측 입장으로, 송 처장은 라디오에서 “일부 야간간호료나 교대제 시범사업 등은 이행되는데 인력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근무조별 간호사 환자 수 방안을 포함, 간호간병이나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코로나 전담병원이 3년간 환자들을 치료하며 회복되지 않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12일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노조의 파업 불법성 여부를 두고 “무 자르듯 말하기는 어렵지만 법에서 요건으로 하는 것을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 2차관은 “다만 보건의료환경이라는 것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신들의 근로조건이 정부 정책에 절대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주장을 할 수 있는데, 4월에 간호인력지원종합대책을 발표해 노조에서 요구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나 간호등급제 개편 등을 이미 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때 노조도 참여해 의견도 개진하고 초안도 공유한 상태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파업할 때는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대법원 판례에서는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이건 노사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는 사측이랑 협상을 하는 게 맞다. 보건의료노조는 정책적인 부분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는데, 정책을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게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와의 대화 계획 질문에는 “분명히 말하지만, 저희(정부)는 노사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는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박 2차관은 답했다.

 

이 같은 박 2차관의 인터뷰에 송 사무처장은 “정부는 노사를 대화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일방적인 인터뷰였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정부 탓하는 병원 입장에 노조는 복지부의 종합대책 이행 시기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한 심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산대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의 환자 전원 조치에는 “사용자가 과도하게 대응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병원의 모든 직원이 조합원은 아니다”라는 말로 남은 직원들로 충분히 업무 대응이 가능하다고 내세웠다. 같은 맥락에서 “환자들의 피해를 이유로 오히려 저희 파업을 비난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의료관련 현안점검회의에 이어 진행된 결과 브리핑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강기윤 보건복지위 국민의힘 간사가 듣는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건의료 관련 당정 현안점검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당정은 국민들의 의료 이용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상 진료 대책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자체, 병원협회, 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갖췄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긴급 후송 등을 통해 생명 문제에 지장 없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입원환자 전원이 필요할 경우 인근 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해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필요한 지원을 한다”며 “정부도 병원에 대해 필요한 인력 지원과 인근 의료기관 협력체계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파업 철회를 촉구한 조 장관은 “지금이라도 민주노총 파업 동참계획을 철회하고 환자의 곁을 지켜주기를 바란다”며 “합법적인 권리 행사는 보장하지만 정당한 쟁의 행위를 벗어나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막대한 위해를 끼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노동법이나 의료법과 관련된 조항을 지키지 않는 노동쟁의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큰 지장을 주면 정부가 불가피하게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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