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괴롭혔던 친구를 호텔로 유인한 뒤 집단 폭행하고 돈까지 갈취한 일당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형제 A, B씨(20)와 공범 C군(19)에게 1심의 징역 4년을 유지한다고 26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29일 부산 동래구 호텔에서 D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히고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D씨는 중학교 시절 A씨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D씨에게 "다음주에 입대하는데 얼굴 한번 보자. 택시비를 대신 내주겠다"며 호텔에 유인했다. 호텔에서 이들은 속옷만 입은 채 전신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면서 D씨를 위협했다.
이때 C씨는 "전화 통화가 왜 이리 싸가지가 없느냐. 오라면 올 것이지 말이 많다"며 D씨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다. 중간에 D씨가 이들을 피해 도망가려 했으나 건장한 체격의 3명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들은 D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피해자 계좌에서 100만원 이상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소액 결제하는 방식으로 금품도 편취했다.
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자신들이 피해자인 척 꾸며 D씨가 자신들을 때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심지어 면허가 없는 D씨에게 오토바이를 몰게 했다. 이들은 "무면허는 무조건 (감옥에) 들어가는 거 알지. 신고하면 감빵 간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특수절도, 폭력,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여러 번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 및 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가 불가능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범행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합의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범행 내용과 죄책을 비춰보면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동이 없는 사건으로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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