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부터 부족 간의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당국의 인터넷 접속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지면서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이번달 17일 이 지역의 기독교 소수민족인 쿠키족 여성 두 명이 힌두교 메이테이족 폭도들에게 벌거벗겨진 채 끌려가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져 큰 논란이 됐다. 마니푸르는 물론 수도 뉴델리에서도 분노한 시민들이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나렌드라 모디 도 총리는 성폭행 영상에 대해 “이 사건은 인도 시민사회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키족과 메이테이족 간의 갈등에 대해 침묵하던 인도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해당 사건 전후로 여성 폭력을 다룬 허위 정보가 유포되면서 두 부족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지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짓 정보는 쿠키족과 메이테이족 양측을 가리지 않고 유포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5월 초부터 SNS상에서 ‘메이테이족 간호사가 쿠키족 남성들에게 성폭행 후 살해됐다’는 정보가 비닐에 싸인 여성의 시신 사진과 함께 유포됐는데, 이는 작년 뉴델리에서 벌어진 사건의 사진을 도용한 게시물로 나타났다.
5월5일에도 7세 메이테이족 여아가 성폭행 후 살해됐다는 주장이 퍼졌지만, 이 또한 거짓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6월 말부터 보이기 시작한 한 영상은 ‘메이테이족이 쿠키족 여성을 총살했다’는 주장과 함께 SNS에 업로드되면서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이 또한 작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건의 영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현지 팩트체크 매체가 전했다.
마니푸르 당국은 5월3일 충돌이 시작되자마자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허위 정보와 거짓 소문의 확산을 막겠다”며 분쟁 지역에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조치는 하루 뒤 마니푸르 내 모든 인터넷 서비스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인터넷이 차단된 이후로도 문자 등을 통해 허위 정보가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마니푸르 경찰은 트위터 등 SNS에서 “(경찰을) 사칭하는 등의 허위 정보 유포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위터 내 허위 정보가 담긴 몇몇 게시물에 대해서는 이미 삭제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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