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 전월보다 1.7% 하락
외화자산 환산액 등 늘어난 영향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외화자산 환산액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외환보유액 순위도 홍콩을 제치고 8위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3년 7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18억달러로 전월 말(4214억5000만 달러) 대비 3억5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420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4161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다시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달러화 가치가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1.62로 직전 월(103.34)과 비교해 1.7% 떨어졌다. 반면 유로화는 미 달러 대비 1.5% 절상됐고, 파운드화는 1.9%, 엔화는 2.7% 가치가 늘었다. 호주 달러화도 0.6% 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감소했으나, 외화자산 환산액 증가와 함께 기타통화 운용수익도 늘어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65억3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8억9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9.3%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인 SDR(특별인출권)는 141억1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7000만달러 늘었고, IMF포지션과 금은 전달과 각각 47억1000만달러,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기준 5억달러 늘어난 4215억달러로, 홍콩(4173억달러)을 밀어내고 지난달보다 1계단 오른 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8위에 다시 올라선 것은 2022년 8월 말 이후 10개월 만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