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사과하면서도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향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혁신위원장 자리에 꿀이 발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긴 좋은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현재 여름 휴가 중인 김 대표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하긴 ‘철없는 교수’ 자리를 하루빨리 내던지고 이재명 대표의 ‘차도살인’에 공을 세우면 차기 국회의원 자리를 꿰찰 수 있을 테니”라며 이같이 비꼬았다.
이어 “절세(絶世)의 처세술로 그동안 절묘한 줄서기를 해왔던 능력을 발휘할 찬스를 놓치기 싫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은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남을 이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말한다.
김 대표는 “냉정히 따져보면 연봉 3억원을 받는 금감원 부원장 자리가 너무 좋아 ‘치욕’을 참으면서도 버텼던 그 이중인격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길 바란 기대가 잘못된 것”이라며 “‘짝퉁좌파 국어사전’에 ‘치욕’이라 쓰고 ‘탐욕’이라 읽어야 한다고 적혔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 저의 과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않으냐)”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빚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교수라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교수 폄하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에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직접적인 표현의 사과를 했고, 같은 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노인회장 등에게도 고개 숙였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일각의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김 대표는 휴가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듯 “참으로 기괴한 일은 이재명 대표가 잠수를 탔다는 사실”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영입한 김 위원장의 발언 논란으로 정치권이 들끓는데 정작 이 대표는 아무런 입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침묵이 금’이라고 여기는지는 모르겠으나 상대방의 작은 티끌에도 징계, 파면, 윤리위 회부, 탄핵을 부르짖던 그 호기로움은 어디로 사라졌느냐”며 “혹시 이 정도 일을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이냐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계속해서 “우리 당 같으면 이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벌써 중징계를 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상대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반면교사로 삼아 도덕기준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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