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내리자마자 쓰러진 심정지 男…같이 탔던 女, 알고서도 기사에게 ‘누명’[영상]

택시기사 “사고 하루 지나서도 내 잘못인 줄…CCTV 없었다면 누명 쓸 뻔”

택시에서 내린 직후 쓰러진 승객으로 인해 누명을 쓸 뻔한 기사가 있다.

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택시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저는 CCTV 확인하기 전까지는 제가 낸 교통사고인 줄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쯤 부산광역시에서 택시기사 A씨는 승객 2명을 태우고 사하구 한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남성 승객과 여성 승객이 차례로 내렸다. 그런데 택시 문이 닫히고 출발 직전에 갑자기 남성 승객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택시를 이동시키려던 기사는 비명 소리를 듣고 하차해 남성 승객에게 달려가자 이미 한 행인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행인이 힘들어하자 기사가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2분가량 뒤 남성은 희미하게 의식을 되찾아 그 사이 도착한 응급차에 후송됐다.

기사 역시 당시 현장에 온 경찰 요청에 음주측정을 하고, 교통계에 가서 사건 진술을 한 다음 곧장 응급실로 달려갔다.

당시 A씨는 승객이 내린 뒤에도 택시를 출발시키지 않았지만 택시에 부딪혀 승객이 쓰러진 줄 알았고 사고 후 하루가 지날 때까지도 본인이 낸 사고로 인식했다.

외부 폐쇄회로(CC)TV를 본 결과 남성은 혼자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게 확인됐고 경찰은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그러나 A씨 마음은 좋지 않다고.

A씨는 “여성 승객에게 남성 승객이 넘어지는 걸 못 봤냐고 물으니 대답을 못하더라”면서 “넘어지는 걸 숨긴 건지, 못 본 건지 밝히지 않고 택시의 잘못을 주장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외부 CCTV가 없었으면 오롯이 다 덤터기 누명을 쓸 뻔했다”며 “(상대방 측은) 여러 번의 통화 시도 후에야 억지로 하는 듯한 정도의 사과를 했고 사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면서 무고죄 성립 여부를 물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여성 승객이) 택시랑 부딪히지 않고 혼자 쓰러진 걸 알고서도 ‘택시에 부딪혀 사고가 났다’고 신고했다면 무고죄 가능성이 있지만 여성은 못 본 거 같다”라며 “(그 여성은) 어떤 상황인 줄은 모르고 그저 택시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 그랬을 수 있기에 딱히 처벌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 다수는 “여성 승객을 무고죄로 고소해야 한다”며 “택시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남성이 쓰러진 걸 옆에서 봤는데 왜 무고죄 성립이 어렵냐”며 한 변호사의 의견에 반박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