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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체여행 허용하자 크루즈선 53척 제주 기항 예약… 내년 3월까지 꽉 차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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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8-12 21:54:08 수정 : 2023-08-12 21: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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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직한 관광버스기사·가이드 수급차질 우려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자마자 단 하루 만인 11일 중국발 크루즈선 53척이 제주 방문을 예약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전면 허용 발표를 기점으로 전날 오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 53척이 제주도(제주항·강정항)에 기항을 신청했다.

 

제주 찾은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발 크루즈선이 급작스럽게 몰림에 따라 제주항과 강정항에는 기존 크루즈선 기항을 포함해 현재부터 내년 3월까지 8개월 가량의 기항 신청이 마감된 상태다.

 

이들 크루즈선은 상하이에서 출발해 제주를 방문한 후 일본 등으로 향할 예정이다.

 

크루즈선 한 척에는 통상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중국인 관광객 등이 탑승한다.

 

제주의 경우 10만t급 이하의 크루즈는 제주항, 10만t급 이상의 크루즈는 강정항을 기항지로 하고 있다.

 

제주에는 2016년 크루즈관광객이 연간 120만명이 방문해 정점을 찍었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루즈 관광시장을 사실상 이끌었다.

 

당시 제주시 동문시장과 면세점, 도내 유명 관광지에는 한꺼번에 줄지어 방문하는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2017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발 크루즈선이 완전히 끊겼으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했다. 올해 중국발 크루즈는 단 한척도 없다.

 

중국인관광객은 2016년 306만명이 제주를 방문해 정점을 찍었다. 사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2017년 82만명, 2022년 9891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3월부터 중국 노선의 일부 복항과 개별관광객 수요 증가로 7월 말까지 13만2545명(잠정)이 방문했지만 중국관광 시장의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1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오영훈 지사 주재로 열린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태세 관리대책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9∼10월 중국 연휴·국내 수학여행 겹쳐 관광버스 대란 우려

 

중국발 크루즈선과 중국인 단체여행이 재개됨에 따라 관광버스 기사와 중국어통역안내사 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전세버스의 경우 개점휴업이던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상당수 기사들이 제주 준공영버스 기사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9월 말 중추절 연휴와 10월 초 국경절 연휴를 계기로 많은 중국인들이 제주 단체여행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수학여행 시즌과 겹쳐 자칫 ‘관광버스 대란’이 우려된다. 중국동포(조선족) 등 중국인 단체관광객 가이드도 상당수 제주를 떠나 여행사와 면세점, 쇼핑센터 등이 구인에 애를 먹고 있다.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여행 재개로 모처럼 업계가 활기를 띨 전망이지만 당장 버스 기사 부족이 문제다”라며 “준공영버스로 이직한 기사들이 정년 퇴임해서 관광버스로 복귀하는 구조로 기사 노령화 추세”라고 말했다. 제주지역은 전세버스 60여 개 업체가 18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 관계자는 “패키지 단체 특성상 상품 제작과 모객 등이 최소 2∼3개월 이상 걸린다”라며 “중국인 단체여행 재개에 맞춰 항공노선 회복이 우선 시급하다. 중국 노선은 2019년 월 530편에서 올해 7월 313편으로 6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동절기 정기편 이후 회복 추세를 보며 중국현지 상품제작과 고객 프로모션, 중국어 가능 판매원 증원, 중국 MZ세대 취향의 신규브랜드 런칭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크루즈 관광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방문객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음식, 쇼핑, 즐길거리 등 다양한 기항지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출입국 절차 간소화도 요구된다.

 

오영훈 제주지사(왼쪽)가 11일 왕루신 주제주중국총영사를 만나 최근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전면 허용에 따른 감사 인사를 전하고 제주-중국 간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지사 “저비용 관광 개선·인력난 등 수용태세 정비”

 

오영훈 제주지사는 전날 도청에서 열린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수용 태세 관리 대책 회의에서 “제주도가 무비자 관광이 가능하고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비용 관광 개선 및 관광 수용태세 정비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민간단체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질 높은 관광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보는 관광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관광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제주의 미래비전 및 신산업 육성과 관광을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지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는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로 단체·개별 관광객 유치, 제주 관광 이미지 제고,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 상품개발 및 유치 마케팅, 관광사업장 지도점검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크루즈관광 활성화 방안 △카지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 및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연계 △외식업 관련 외국인 종사자 고용 확대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지역주민 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 △제주 대형 여행사 ‘제이트립’을 활용한 해외 여행객 모객 △중국 관광객 밀집 지역 등 대상 지원 업무 강화 등 다양한 의견이 공유됐다.

 

오 지사는 이어 주제주중국총영사관에서 왕루신 주제주중국총영사를 만나 최근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전면 허용에 따른 감사 인사를 전하고 제주-중국 간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오 지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도 포함됐지만, 중국 관광객이 제주를 가장 선호할 것으로 믿는 만큼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아주 좋은 기회라고 본다”며 “다가오는 중국의 황금연휴(9월 말 10월 초)에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 관광객 수용태세 준비에 만전을 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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