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처음 본다 조롱하더니…가장 먼저 동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과 공식 일정을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4년 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당시 황 전 대표가 천막에 가서 잤다는 이유로 “출퇴근 단식”이라고 비판했었는데, 이 대표 단식에는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처음 본다고 조롱하더니 가장 먼저 동참했다”며 명분 없는 단식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동조 단식 소식을 전하며 “내일, 모레 박찬대, 서영교 최고위원 등이 쭉 이어서 (동조 단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일에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동의, 지지, 응원하는 차원에서 저도 내일 하루 릴레이 동조 단식한다”며 “많은 분들의 동참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황교안 전 대표의 단식을 두고는 “출퇴근 단식은 처음 봤다”며 조롱을 건넸던 정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출퇴근 단식에는 의미를 부여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2019년 11월21일 KBS1 뉴스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당시 야당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소미아 결정 취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및 공수처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자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은 처음 봤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 광장에서 돗자리만 깔고 가부좌를 한 채 농성을 하다, 밤에는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천막으로 가 잠을 잤다. 이를 두고 정 최고위원은 “단식은 어떻게 보면 마지막 수단인데 지금 정기국회 중인데 야당 대표가 단식을 한다는 좀 안 맞는 콘셉트 같다”며 “단식할 때는 국민적 공감대, 동감, 이런 게 있어야 되는데 엉뚱하게 지금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는 나라가 위기다 이렇게 주장하지만 제가 볼 땐 황교안의 위기이고, 그걸 탈출하기 위해 단식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정기국회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야간엔 경호 문제를 이유로 국회 본관 내 모처에서 취침을 한 뒤 아침에 다시 단식장에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그토록 조롱하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이라며 그만둘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3일 자신의 SNS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도심 집회까지 이동하는 출장 단식, 밤엔 대표실에서 취침하는 출퇴근 단식, 검찰 조사 앞두고 출두 회피용 단식, 신출(新出)한 3출 단식”이라며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사흘째,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다. 야당이 지금 신경 써야 할 곳은 당대표 단식천막이 아니라 회의장”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목표 했던 ‘동정론과 체포동의안 부결론’도 군불 때기를 시작했다고 하니 이쯤에서 출퇴근·웰빙 단식은 그만두기 바란다”며 “집회를 마친 이 대표는 다시 국회로 돌아와 단식 농성장에 자리를 잡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그토록 조롱하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이라고 일갈했다.
백경훈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자의 단식은 억지이자 땡깡이라 비판했던 이재명 시장은 거대 야당의 대표가 되어 보란 듯이 땡깡 단식에 들어갔다”며 “4년 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단식 당시, 출퇴근 단식은 처음 본다며 조롱했던 정청래 의원은 이번에는 본인이 먼저 하겠다며 동조단식 1호로 동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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