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획 인터뷰 아냐”
검찰이 8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20대 대선을 둘러싼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에 이어 ‘대선 자금’ 의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김 전 회장의 쪼개기 후원 혐의와 관련해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 대표에 대한 후원자 명부, 계좌 내역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 전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부탁을 받아 1억5000만원을 직원 등 여러 명 이름으로 이 대표 측에 기부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후원 사실을 이 대표 본인에게 직접 얘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대표는) 자신한테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사람한테 ‘노상강도’라고 표현했다”고 분개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9일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북한에 800만달러를 대납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제3자뇌물죄)를 받는다. 검찰은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북한에 보냈다고 본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 15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조사 당일 단식 10일 차인 점을 감안해 핵심 질문을 추리는 등 여러 버전의 질문지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주대병원의 협조를 받아 의사 1명을 조사실 옆에 대기하도록 하고, 구급차 한 대를 청사 밖에 배치하기로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단식투쟁 천막에서 같은 당 의원들과 대화하면서 전날 뉴스타파가 공개한 ‘허위 인터뷰 녹음 파일’에 대해 “어제 들어봤더니 기획 인터뷰가 전혀 아니다. 신학림(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취재 목적이었겠지만 사적대화더라”라고 언급했다. 의혹의 당사자인 김만배씨가 전날 “사적 대화였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사건을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규정한 검찰과 여권의 공세를 일축하려는 시도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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