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민주당 ‘중단’ 건의하기로

대통령실 “언급 않는 게 바람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재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1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건의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단식과 관련해 "정치현안에 대해선 언급 않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2일 오전 긴급 의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원이 당 대표의 단식이 13일째로 들어가 계속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중단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며 "지도부가 논의해 이런 의원들의 바람을 당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오늘 의총에선 많은 분들이 검찰 수사의 문제점과 이 대표 단식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투쟁을 '체포동의안 부결용 단식'으로 규정하고 별다른 대화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여권과 당 지도부 중 아무도 이 대표의 단식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만 본회의장 막말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단식장을 찾았다.

단식장에는 저주와 조롱의 말과 퍼포먼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단식 텐트 근처에서 국민의힘은 수산물 시식회을 열겠다는 등 단식중인 이 대표에게 고등어와 전복 식사를 권하는 조롱도 했다.

단식투쟁이 유난히 많은 한국 정치사에 이렇게 잔혹한 조롱은 없었다. 군사정권도 YS와 DJ에게 이렇게 대하지 않았다.

이날 김기현 대표를 예방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공동대표는 "여당이 나서야 할 때다. 당장 이 대표를 만나주길 바란다"며 "만나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풀릴 수 있다. 부디 정치를 복원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와 관련 "(이 대표가) 비공개로 만나자고 하는 것에 대해 아직 답변이 없다"며 "단식이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청사에서 이 대표에 단식 중단을 요청할 의사를 묻자 "정치 현안에 대해서 대통령실에서 언급하지 않는게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역대 야당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됐을 때 정부 여당 관계자가 방문해 단식 중단을 요청한 사례가 많아 이번에도 대통령실이나 여당 고위급이 요청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