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보여줘” 유동규 1년6개월
정민용·남욱은 각각 1년씩 구형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불법 선거 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자들의 재판 가운데 심리가 종결돼 구형이 이뤄진 첫 사건이다.
검찰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3억8000만원을 선고하고 7억9000만원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범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겐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4000만원,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1년과 700만원 추징을 각각 구형했다. 자금 공여자인 남욱 변호사에겐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오랜 기간 유착됐던 민간업자에게 선거자금을 요구하고 6억원을 현금으로 받아 당내 경선에 사용한 김 전 부원장의 범행은 검사에게도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성남시의원 시절 받은 뇌물 혐의에 대해선 “유동규에게 1억9000만원을 수수하고도 시장 최측근으로 불리며 처벌을 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증거를 인멸하려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면 그 과정을 다 덮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죄의식이 없었던 게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검은돈으로 선거를 치러서라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자기최면의 말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 전 부원장은 재판 내내 거짓 해명과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유동규에게 상한 음식 먹고 입원이라도 하라고 지시하고 허위주장을 언론에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 측이 재판 중에도 위증교사를 주도했다고도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현금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2021년 5월3일 당일 알리바이를 증언한 이홍우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이 위증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선 “범행의 주요 공범인 동시에 신고자이기도 하다”면서 “‘배신자’가 아니라 용기를 보여 준 사람으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김 전 부원장 측은 “유동규 진술은 모순되며 2013년쯤 유동규가 상당한 돈이 필요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선거 등은 그가 민간업자들에게 돈을 요구할 구실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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