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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제재에도… 러, 고유가로 ‘반사이익’

입력 : 2023-09-25 19:44:04 수정 : 2023-09-25 23: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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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서방 보험 없이 73% 수출”
유가 상한제 무력화 사실상 성공
석유 수익 20조원 더 늘어날 듯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대부분 무력화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해 100달러선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어 고유가 수혜를 러시아가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FT가 화물분석회사 케이플러의 해운 및 보험 기록을 분석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8월 해상으로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 9098만배럴 중 73%에 달하는 6706만배럴이 서방 회사의 보험 없이 수출됐다. 이는 올봄 약 50%의 원유 수송이 서방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에서 더 증가한 수치다.

사진=타스연합뉴스

FT는 “서방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가 유가 상한제를 회피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라면서 유가 상한제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G7, EU 등은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통해 전쟁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을 설정하기로 하고, 상한액을 넘는 가격에 수출되는 원유에 대해서는 운송과 보험 등 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한 바 있다.

 

그러자 러시아 석유업계는 ‘그림자 선단’을 적극 활용해 제재를 우회해 왔다. 그림자 선단은 미국, 유럽 등의 주류 정유사·보험업계와는 전혀 거래하지 않고, 국제 제재 대상국인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거래하는 유조선들을 말한다. 서방 국가의 입김이 닿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유가 상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3월 석유 운송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그림자 선단 규모가 전 세계 유조선의 10% 규모인 약 600여척에 달하며 계속 증가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마침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해 100달러선을 위협하면서 러시아는 고유가로 인한 수혜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키이우경제대학(KSE)은 7월 이후 유가 상승으로 2023년 러시아의 석유 수입이 이전보다 최소 150억달러(약 20조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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