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수익 극대화 정황 포착
반독점 소송 진행 중 변수 되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2019년까지 ‘프로젝트 네시’라 불리는 비밀 가격조정 알고리즘으로 수익성 극대화해온 정황을 미 규제당국이 포착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창 진행 중인 아마존과의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라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미 워싱턴주 시애틀연방법원에 제출한 반독점 소송 소장에 아마존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해다면서 이 증거로 ‘프로젝트 네시’라는 이름의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경쟁업체가 아마존이 책정한 상품 가격을 얼마나 따라올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알고리즘으로 FTC는 아마존이 이를 통해 쇼핑 카테고리 전반에서 상품 수익을 크게 높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알고리즘을 통해 아마존은 경쟁업체들의 가격에 맞춰 상품 가격을 조절하면서 추가 이득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FTC가 가격조정 알고리즘을 통해 아마존이 챙겼다고 판단한 부당이득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아울러 이 알고리즘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진 힘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부과하도록 유도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FTC는 주장했다.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의 약 40%가 아마존 플랫폼에서 이뤄지는데 판매자들이 수수료와 다른 비용이 많이 드는 아마존에서 최저 가격을 제시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최저 가격 자체를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SJ는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판매 중 45%에 달하는 외부 판매자 판매 금액 중 거의 절반을 수수료 등으로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FTC 지적에 대해 아마존 측 데이비드 자폴스키 대표 변호사는 FTC가 온라인 가격 책정과 경쟁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WSJ은 알렸다.
앞서 FTC가 지난달 26일 아마존을 상대로 미 워싱턴주 시애틀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시작된 4년간의 반독점 싸움이 법정에서의 다툼으로 본격화된 바 있다. FTC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아마존이 자산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히며 기업 분할 수준의 초강력 제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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