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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여자, 부검해봐요” ‘갑질 논란’ 강남 초교 학부모회…“교사에 응원메시지 보내자”

입력 : 2023-10-04 20:26:23 수정 : 2023-10-04 20: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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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서 교사들 인신공격성 발언 등으로 비판받아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등학교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사모’에 올라온 글. 교육언론창 갈무리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체 대화방을 개설한 뒤 교사들에게 지속해서 갑질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은 가운데, 해당 학교 학부모회에서 교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고 나섰다.

 

앞선 지난달 27일 초등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A초등학교의 일부 학부모들은 2021년 9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 교실’ 반대 활동을 하면서 ‘A사모(서울 A초를 사랑하는 모임)’ 단톡방을 만들었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이를 통해 교권침해를 일삼아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교사노조는 이 단톡방에서 학부모들이 교원의 실명, 직급 등을 거론하면서 인신공격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특정 교사 등에 대해 “O학년 O반 담임선생님,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실지 지켜보겠습니다” 등 겁박성 발언을 시작으로 “OO 미친 여자예요”,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 “OO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해봐야 할 듯 한데”, “부검해봅시다” 등 도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학교에 압력을 넣자는 취지의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 “젊(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에요”, “학부모들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만 있는 줄 아나 봐요. 왜 학부모나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등의 내용이었다.

 

모듈러 사업 철회 목소리가 커지면서 학교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교문 앞에 근조 화환이 배달되기도 했다.

 

결국 그해 10월 A초등학교의 모듈러 사업이 취소되면서 학부모 비대위 활동도 종료됐다. 그러나 A사모는 사업이 철회된 뒤에도 단톡방을 최근까지 운영하면서 교사들을 조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은 사랑입니다”, “오늘 아침도 모닝 민원과 함께 시작해 봐요” 등 민원을 부추기는 내용도 올라왔다고 한다.

 

올해에도 이 단톡방에 민원 글이 올라오면서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두 차례 사과문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A사모 채팅방에는 “전 이 익명방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힘을 가진 느낌 있잖아요? 우리들 톡을 통해서 많은 쌤들 신상에 변화 생긴 거 다 봤잖아요. 저만 쓰레기인가용?”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공분이 일자 지난 2일 A초 학부모회는 공지를 올려 “최근 우리 학교 이름을 한 오픈 채팅방이 여러 언론에 노출되면서 많이들 놀라고 당황하셨으리라 생각된다”며 ‘단톡방 갑질 사건’을 언급했다.

지난 2일에 올라온 A초 학부모회 공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어 “영문도 모른 채 어느덧 가해자가 돼있고 다 함께 비난을 받는 상황이 많이 억울하고 답답하시기도 했을 것”이라며 “그런 우리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방관하는 것 또한 그 (단톡방) 의견에 동조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들을 믿고 응원하는 많은 학부모님들의 의견 또한 모아보려 한다”며 “그동안 우리 선생님들이 그 톡방의 감시와 민원에 시달리시며 휴직에 의원면직, 명예퇴직까지 생각하셨다 하시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학부모회 측은 “직접 선생님들께 작은 응원 메시지라도 보내드리는 건 어떨까 한다”며 “교문 앞 벤치 보드에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나 감사 인사를 적어 붙여주시면 잘 취합해 선생님들께 전달해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우리 선생님들은 우리 학부모들이 지킬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보자”며 “따뜻한 학부모님들의 많은 참여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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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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