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단순 두통이나 어지럼으로 병원에 가서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다가는 진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물어야 한다. MRI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기준이 강화되면서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의사의 판단에 따라 뇌출혈, 뇌경색 등 뇌 질환이 의심되는 두통과 어지럼에 대해서만 MRI 검사를 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의사가 의학적으로 MRI 검사까지 할 필요성은 낮다고 판단했는데도 환자가 단순 편두통이나 만성 두통 등에 MRI 검사를 한다면 환자가 진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20년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732곳을 대상으로 뇌 MRI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균 45만 7803원이었고, 최대는 88만 5000원, 최소는 25만 원이었다.
기존에 뇌 질환 확진을 받았거나 뇌신경 검사, 사지 운동기능 검사와 같은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MRI 검사를 하더라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마저도 최대 2회 촬영으로 제한된다.
복지부가 제시한 뇌 질환 의심 두통은 ▲ 생애 처음 겪어보는, 벼락을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 번쩍이는 빛, 시야 소실 등을 동반한 두통 ▲ 콧물, 결막충혈 등을 동반하고 수일 이상 지속되는 심한 두통 ▲ 기침, 배변 등 힘 주기로 악화하는 두통 ▲ 소아에서 발생한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 또는 수개월 동안 강도가 심해지는 두통 ▲ 암 또는 면역억제상태 환자에서 발생한 평소와는 다른 두통 등이다.
어지럼의 경우 ▲ 특정 자세에서 눈(안구) 움직임의 변화를 동반한 어지럼 ▲ 어지럼과 함께 걷기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움 ▲ 어지럼과 함께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등의 유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두통이나 어지럼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가면 필요하지 않아도 여러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국민건강보험료가 과다 지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