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을 앞두고 보도된 이른바 ‘최재경 녹취록’에서 최재경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화를 나눈 등장인물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최 전 중수부장을 만난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녹취록이 허위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최근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사촌 형인 이철수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 전 중수부장을 만난 적이 없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를 운영하는 허재현 기자가 대선을 8일 앞둔 지난해 3월1일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조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며 공개한 녹취록에 등장한다. 이 녹취록에는 이씨가 “조우형이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라고 말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그래 그거 윤석열이 한 말이지”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씨는 보도에 나온 발언은 자신이 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대화 상대방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니라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중수부장을 만난 적 없다는 이씨의 진술은 해당 녹취록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검찰은 이 녹취록이 이씨가 2021년 12월21일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구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특위)를 이끌던 김병욱 의원과 그의 보좌관인 최모씨와 만났을 때 녹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닌 최씨와 대화를 나눴는데, 최씨의 말이 최 전 중수부장의 말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이 대화 녹음 내용을 녹취록 형태로 보관하다가 특위 조사팀장이던 김모씨와 함께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허 기자에게 건넸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녹취록 조작 경위부터 배후 세력의 관여 여부까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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