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충돌까지 겹쳐 비상등
정부, 물가 우려에 안정대책 마련
천일염·대파 등 할인 판매 지원
정부가 김장철을 맞아 배추 2000여t을 집중 공급하고 천일염 50% 할인 판매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서민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놨다. 석 달째 이어지는 수출입물가 상승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까지 겹치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모든 부처가 소관 분야의 물가를 면밀히 점검·대응하는 등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는 등 높아진 세계 경제의 고물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특히 정부는 다가오는 김장철에 맞춰 이번 주부터 2주간 배추 2200t을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기술지도와 약제·영양제를 무상 지원하는 등 저온에 따른 생육 저해 가능성에도 대비한다. 천일염은 이달 말부터 총 1000t을 50% 싸게 공급할 예정이다.
배추·대파·사과 등 가격이 불안한 12개 농산물은 오는 19일부터 최대 30% 할인 판매를 지원한다. 다음 주부터는 쌀 신곡 할인 판매도 지원한다.
아울러 정부는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조치를 2개월 연장해, 휘발유는 ℓ당 205원, 경유와 LPG부탄은 각각 212원, 73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출입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9%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7월부터 석 달 연속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원유(8.8%), 나프타(9.3%), 프로판가스(18.0%), 부타디엔(26.5%), 메탄올(8.1%) 등 품목의 가격이 뛰었다.
이달 수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1.7% 상승하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수출물가는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5.7%)과 화학제품(2.8%) 등의 물가가 주로 올랐다.
추 부총리는 “업계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각 부처는 현장점검 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을 지속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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