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험 막자”… 28개국·EU 첫 공동선언

英 ‘블레츨리 선언’에 서명

6대륙 28개국과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상 첫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영국, EU 등 주요 AI 강국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AI의 위험성과 공동대응 필요성에 동의한 것은 유의미하게 평가되지만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빠져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셔 블레츨리 파크에서 개막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28개국과 EU가 AI 기술 안전에 관한 내용이 담긴 ‘블레츨리 선언’에 서명했다.

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영국 블레츨리에서 개최되는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각국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선언문엔 “AI 기술로 인해 고의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심각하고 심지어 재앙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유발하는 많은 위험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이므로 이를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선언은 고도의 능력을 갖춰 사람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고 알려진 ‘프런티어 AI’의 실존적 위험을 우려했다는 점에서 앞선 AI 규제들과 차이가 있다. AI 규제 관련 법 및 행정 명령을 먼저 마련한 EU와 미국은 그간 개인정보 보호, 인권 침해 등 AI의 잠재적 위험에 집중해 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상징성에 주목했다고 평가했다.

회의에는 개최국인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 외에 주요 7개국(G7) 정상 중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만 참석해 글로벌 AI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 나오기엔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이 내년 5월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미니 정상회의’를 영국과 공동 개최한다. 미니 정상회의에서는 1년 뒤 프랑스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의에 앞서 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 상황을 중간 점검한다.

이예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