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국내 증시에서 100여개 종목의 무차입 불법 공매도가 확인됐다”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질문에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날 임시 금융위원회를 개최해 이날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증시 상장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결정했다.
이 금감원장은 공매도 시장 상황을 두고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 수준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돼있는 장”이라며 “현재 코스피·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된 것을 확인했다.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금감원장은 또 공매도 금지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세조종과 관련해 거래소와 협조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세조종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는데,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내부제보자라든가 불법 조력했더라도 제보하면 억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은행권 횡재세 도입’과 관련해선 “국민들이 은행에 갖는 문제제기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은행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금감원장은 “올해 은행권 이자수익이 60조원으로, 역대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다 합친 것보다 은행권의 영업이익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자동차 등은 혁신 노력으로 기업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런 기업조차도 영업이익이 그런 것”이라며 “은행이 반도체나 자동차만큼 다양한 혁신을 해서 60조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건지에 대해서는, 은행 산업에 계신 분들도 현실적인 판단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또 “2020년 이후에 약 600개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면서 “(금융당국에서) 금융 소외층의 접근성을 높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에서 60개가 넘는 점포를 폐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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