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예산 보장되면 멈추겠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전장연은 24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시위 원천봉쇄 조치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수차례 경찰의 퇴거 조치에 응하지 않던 박 대표는 경찰과 충돌을 빚다 오전 8시40분쯤 퇴거불응 혐의로 연행됐다. 박 대표는 경찰의 호송 과정에서 바닥에 누워 장기간 대치를 벌이다 통증을 호소,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표는 이날 “장애인 이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불법적인 조치”라며 “시민과 장애인을 구분하고 갈라치는 혐오정치의 발상”이라고 서울교통공사 조치를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지하철 선전전에는 전장연 활동가 10여명이 모였다.
전날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최고 수위의 대응을 선포한 바 있다. 공사는 이들이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의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3단계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전장연이 지하철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하면 경찰과 협력해 승차를 막고,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다음달 1일 혜화역에서 또다시 탑승 시위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서교공이 (12월 시위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2024년 장애인 이동권 예산이 법적으로 보장된다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시위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장연의 요구 예산에 비해 터무니없이 삭감된 국회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이라도 기획재정부와 국민의힘이 반영 약속을 한다면, 12월1일 예정된 것은 유보하고, 약속이 실현된다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멈출 것”이라고 했다.
전장연은 자신들의 시위가 철도안전법상 ‘고성방가’가 아니라며 불법 집회·시위가 아니라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한 이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이동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련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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