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ETF 기대감이 동력
한국발 자금 유입도 상승세 영향
“11월 거래화폐 원화가 달러 추월”
“투기적 광란” 신중론도 만만찮아
우리기술투자 등 관련주들 강세
국내 금값도 사상 최고치 ‘하이킥’
가상자산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1월 한 달간 20%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6000만원’을 넘었다.
6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9시25분 기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7.03% 오른 6051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4만4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기준 지난 한 달간 24.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보면 150%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의 급등세로 관련주들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날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5.99% 오른 7430원에 마감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약 7.4%를 보유하고 있다. 역시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는 29.93% 오른 1만2590원에 마감했다.
비트코인 급등 요인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현재 5.5%인 기준금리 상단이 내년 12월까지 4.2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 견해가 74.7%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의 자금은 채권이나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시장이나 금,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띤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사상 최고치(8만7300원)를 찍는 등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호재로 작용했다.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미 증권거래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현물 ETF에 기관 자금이 투입되면서 유동성이 증가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량이 제한돼 있어 일정량이 유통되면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오는데, 역대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해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차 반감기(2012년 11월)가 시작된 시점부터 다음 반감기(2016년 7월)가 오기 전까지 약 92배 상승했으며, 이후 2차 반감기 당시는 30배, 3차 반감기 당시는 8배 올랐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에는 한국발 자금 유입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씨씨데이터(CCData)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 화폐에서 원화가 처음으로 달러를 추월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11월 한 달간 거래된 비트코인의 법정 화폐 가운데 원화 비중은 42.8%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9월부터 현재까지 원화의 시장 점유율은 약 41%로 약 17%포인트 상승했고, 달러의 점유율은 약 40%로 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현 상승 추이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ETF 기대와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이 결합해 또 다른 투기적 광란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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