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손수조도 ‘사퇴’ 압박 나서
11일 혁신위 보고 때 메시지 주목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용두사미’로 끝난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한층 격해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와 용산 대통령실 사이에 묘한 신경전 기류까지 감지되는 가운데 11일 있을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안건 보고와 관련해 김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10일 “인요한 혁신위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 대표를 향해 사퇴를 직접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 의원은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8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전통 텃밭인 부산·울산·경남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결과 ‘잘못 하고 있다’가 55%로 ‘잘하고 있다’(35%)를 20%포인트 차로 앞섰다. 또 서울(긍정 36%, 부정 54%)보다 부·울·경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 의원은 “쇄신 대상 1순위는 김 대표”라며 “불출마로 부족, 사퇴만이 답”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김 대표는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 이때부터 당은 좀비정당이 됐다”고 직격했다. 박근혜 키즈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도 “김 대표의 희생으로 위기에 빠진 당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구해 주시길”이라며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희생론에 비토를 놓으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거부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검토하며 당내 반발에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총선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법 등 원내상황 등으로 인해 공관위 구성이 늦춰질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관위 구성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하 의원은 “김 대표는 혁신은 거부하고 조기 공관위로 위기를 돌파한다”며 “조기 공관위는 혁신위 시즌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 공천안 올라와도 김 대표가 최고위에서 뒤집으면 그만”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당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아직 국회 예산안 처리와 야당의 쌍특검·국정조사 추진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최근 혁신위 실패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는 모양새가 됐다”며 “최악의 경우 지도부 내 용산의 기류를 잘 아는 인사들을 통해 지도부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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